해운대 ‘맥화랑’ 18일까지

▲ 허문희 작가의 ‘새가 낳은 나무’
숲을 표현해 온 허문희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 오는 18일까지 부산 해운대 맥화랑에서 열린다.

작가가 그리는 숲의 모습은 어떤 기억으로부터, 또는 낯선 풍경으로부터, 어떤 상황으로부터 시작된 것들이다. 씨앗이 껍질을 깨고 나무가 되기까지의 시간을 작가는 작품 속에 수없이 다듬고, 덧붙이고, 심지어 없애기도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림을 완성한다. ‘초승달과 바구지 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 싱싱하고 생기 넘치는 기운, 낯설지만 원초적인 에너지를 담은 비현실적인 작품세계는 작가의 은신처이며,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콘크리트로 바뀌어지는 세상에 외친다. 작가노트에는 제주 비자림로 숲의 삼나무들이 숭덩 잘려 길이 되고, 작업실 앞 대나무도 잘려 길이 되고, 숲이 삶의 터전이었던 고양이들은 주차장 자동차 밑으로 숨어든 아픈 현실을 적고 있다. 작고 힘없는 존재들은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인간에 의해 스러져간다고. 있는 그대로 순환이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움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허문희 작가는 초계청년미술상, 제주우수청년작가상, 하정웅청년작가상, 제주미술대전 대상(판화무분) 등을 수상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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