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 보여줄 수 있는 역할하고파”
2002년 ‘야인시대’로 데뷔
드라마·영화 필모그래피 쌓아
노안 외모에 노력 배로 쏟아

▲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윤경호. 연합뉴스

얼굴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낯익은데, 이름은 낯설다.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 데뷔 16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윤경호(38) 이야기다.

지난 13일 만난 윤경호는 영화 흥행 소감을 묻자 “아직도 꿈만 같다”고 말했다. ‘완벽한 타인’은 누적 관객 360만명을 넘기며 순항 중이다.

학창시절 배우 꿈을 키운 그는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 보조출연자로 데뷔했다. 마포 패거리 중 한명이었다. “당시 막 제대한 23살이었어요. 보조 출연이었지만 ‘이런 게 바로 연기구나’라고 처음 느꼈죠. 그런 초심을 기억하고 싶고, 보조출연자라도 연기자이기에 제 필모그래피 제 앞머리에 넣고 싶었습니다.”

그는 우석대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연극무대를 누비다 영화 ‘스카우트’(2006)에서 단역인 ‘K대 덩치1’로 출연했다. 이후 ‘탐정: 더 비기닝’ ‘검사외전’ ‘군함도’ 등 수많은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거쳤다.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것은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고려시대 김신의 충신으로 등장하면서부터. 올해 인기리에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신미양요 당시 미군의 총알에 맞고 장렬히 전사한 이름 없는 병사로 출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완벽한 타인’에서는 절친 4인방 사이에서 은근히 소외되는 다혈질 백수 영배역을 맡았다. 40년 지기 친구들에게 단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을 간직한 인물로, 극 중심과 주변부를 오가며 완급을 조절한다. 그는 “제 얼굴이 나이 10살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간다”며 웃었다.

“제 얼굴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니까 20대 때부터 저보다 나이 많은 배우들과 경쟁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연기 연습을 세 배 이상 열심히 해야 했죠. 때로는 나이를 속여서 오디션을 보기도 했고요.”

그는 “30대 때부터 내 얼굴이 ‘노안’이라는 것을 수긍하고 인정하면서부터는 일이 잘 풀렸다”고 했다.

“영화 ‘목숨 건 연애’에선 김원해(49) 선배님보다 상사로 나오기도 했어요. ‘완벽한 타인’ 때 제가 다른 선배들보다 너무 어려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다들 ‘쓸데없는 걱정한다’고 타박을 줬죠.”

그는 차기작으로 OCN 드라마 ‘트랩’ 촬영을 마쳤고, 현재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를 찍고 있다.

“제가 영화 주연을 맡은 것은 일생일대 천운이었죠. 한번 주연을 했다고 해서 또 주연해야 한다는 기대는 안 하려고 해요. 분수에 맞게 하려고요. 이왕이면 희망적이고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에서 제 안의 휴머니즘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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