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민체육공원 조성사업 시설계획을 바꾸는데 설문조사가 왜 필요한가. 주민을 위한 효율적인 시설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실내체육센터로의 설계변경이 꼭 필요하다면 울주군이 전문성을 갖고 머리를 맞대 묘수를 찾으면 될 일이다.

울주종합체육공원 조성사업계획은 지난 2002년 수립돼, 2005년 부지선정을 완료하고, 2018년 1월4일 착공돼 2020년 1월 준공될 예정이다. 시설은 관중석이 있는 주경기장(축구장) 1면, 게이트볼장·족구장·테니스장 각 4면, 풋살장 1면 등 4종의 생활체육시설이다. 전체적인 토목공사는 80%, 주경기장 토목공사는 17% 진행됐다.

군에 따르면 울주군에는 인구 22만9000명이 15곳의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천연잔디 축구장 1면과 인조단지 축구장 13면이 있다. 다시 말하면 울주군에는 체육시설 대부분이 축구장이다. 이 때문에 두서면 등 대부분 축구장은 단합대회나 주민 행사용으로 사용될 뿐 실제 축구경기로는 자주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축구장에 풀이 나고 골대 같은 철제 시설이 녹스는 등 유지보수 비용으로 상당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

지난 10월29일 이선호 군수 등이 직접 나서서 울주종합체육공원 조성사업 변경과 관련한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 군수는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여론을 수렴하려 했으나 공연히 일방적인 설명과 논쟁만 불러일으켜 반발을 샀다. 이런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오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반발을 표면화할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정책수립 과정에서 주민 선호도에 따른 양자택일 사항을 결정할 때나 필요한 것이지 주민여론을 자치단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들러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한 때 나라의 정책까지 모두 설문조사로 결정했던 적이 있었다. 정책을 위한 설문조사가 아니고 국민을 우민화하는 설문조사에 불과했다는 것은 알만한 한 사람은 다 안다. 국민의 주권과 백년대계를 설문조사로 결정하려 했던 과거의 교훈을 다시금 되새김질할 필요가 있다.

울주군 체육시설 15개 중 14개 시설이 축구장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축구장을 실내체육센터로 바꾸는 것은 마땅하다. 군수의 자신감과 소신은 이럴 때 필요한 것이다. 그로 인한 예산 손실에 대한 엄중한 점검과 대책이 뒤따른다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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