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수능시험일을 앞둔 11월 중순이면 날씨가 초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늦가을에 걸맞은 하늘 상태와 기온 등 ‘평범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파의 걱정은 없는 수능날이다. 다만, 미세먼지가 말썽이다. 다행히도 울산지역은 미세먼지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겠지만, 중서부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발생된 대기오염물질이 대기정체로 인해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발생정도가 가장 큰 영향이지만, 똑같은 양의 미세먼지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어떤 날은 미세먼지에 자유롭지만, 또 어떤 날은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린다. 공기가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맘때 가을에 우리나라에 이동성 고기압이 자주 지나는데, 이는 대륙에 중심을 둔 덩치 큰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가 이동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크기가 작아서 위에서 아래로 부는 하강류도 약하고, 그러다보니 바람도 약하다.

가을철에 이 고기압이 산 능선이 이어지듯 서쪽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해 온다. 이동성고기압은 대륙에 중심을 둔 대륙고기압보다 세력이 약해 고기압이 지나는 사이사이 대기 정체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기압요인이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것. 또한 고기압은 중심에서 바깥쪽, 시계방향으로 바람을 불게 한다. 따라서 이동성고기압이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되기 좋은 풍계를 만들 수도 있다. 지난 주말휴일까지 우리나라에 심각하게 영향을 준 미세먼지가 이번주 초반에는 영향을 덜 준 것도 북풍계열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데다가, 남쪽으로 미세먼지를 밀어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부지방은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올랐다.

교육부가 오늘(15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수 있다는 예보에 따라, 수험생들이 입실할 때까지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허락했다. 또한 시험시간에도 마스크 착용을 희망하는 학생이 있다면 매 교시 신원확인 등 사전 점검 절차를 거쳐 허용토록 당부했다. 아울러 기침과 천식 등 호흡기 민감군 수험생이 별도 시험장 배정을 요청할 경우, 여건에 따라 보건실 등 별도 시험장을 배정해달라고 덧붙였다. 전국의 모든 수험생들,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오늘 시험에서 최고의 실력으로 발휘하기를 응원한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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