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영상 공개 파문 확산

맥도날드 본사차원 대응 밝혀

매장 점주도 폭행혐의로 고발

알바생 81% “갑질경험” 응답

인권 향상 사회적 관심 필요

▲ 울산 북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드라이브 스루에서 주문하던 운전자가 음식물을 아르바이트생 얼굴에 집어던져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 보배드림 영상 캡처

울산 북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차량 내 주문하던 외제차량 운전자가 음식물을 아르바이트생 얼굴을 향해 집어던지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이 사건과 관련 맥도날드는 본사 차원에서 대응을 공언했고 피해자의 고발로 경찰 수사까지 시작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고객 음식물 아르바이트생 얼굴 향해 집어던져 갑질 논란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북구 호계동 맥도날드에서 차량 내 주문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아르바이트생 얼굴에 음식을 집어던지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게시물 작성자가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던 중 앞 차량 운전자가 자신이 주문한 제품을 받은 뒤 아르바이트생과 몇 마디 나누다 갑자기 음식을 얼굴에 던지고 그대로 가버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음식을 얼굴에 맞은 직원은 황당하고 화가 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게시글 작성자는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해 사건 당일 매장 매니저를 만나 USB에 블랙박스 원본 영상을 담아 전달했다. 매니저로부터 피해자 나이가 어려 힘들어하고 있다. 신고 관련 문제는 본사에서 얘기중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의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위해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피해자도 해당 커뮤니티를 통해 “원래는 진단서도 떼고 원본을 제가 받아서 직접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맥도날드 본사에서 저를 도울수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혼자서는 부담스러우니 고소를 같이 진행해도 되겠냐고 했고, 현재는 이 일을 법무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제가 겪은 일은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크든 작든 서비스업에 종사하신 분들은 주위에서 듣거나 경험했을 것이다”면서 “이런 경험담이 없어지기 위해, 조금만 더 이런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주위에 저와 같은 친구들을 배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매장 점주는 14일 음식을 던진 운전자를 경찰에 폭행 혐의로 고발했고, 중부경찰서는 피해자인 직원과 피고발인인 운전자를 불러 사건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점주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고객은 주문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직원에게 욕을 하고 음식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피고발인인 고객이 김모(49)씨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를 조만간 불러 사건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갑질 근절 안돼…아르바이트생 인권 향상 위해 사회적 관심 필요

문제는 이같이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하는 이른바 ‘갑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에서는 지난달에도 중구의 한 스크린야구장에서 술에 취한 손님이 불친절을 이유로 아르바이트생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한 일이 있었고, 지난 4월에는 울산의 한 식당에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린 사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 5월 아르바이트생 1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갑질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알바 근무 중 갑질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8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르바이트생에게 갑질한 대상으로는 고객이 55.8%로 가장 많았고 ‘갑질을 당할시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서는 전체의 57.2%에 달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일단 그냥 참는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이 돼 버린 아르바이트생 대상 갑질을 줄이고, 이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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