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맞아
노동시장 경직성·기업규제 해소
지방분권 통해 성장동력 확보를

▲ 강봉구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2018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이 사상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득은 지난해 2만9745 달러에서 올해 3만 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고 한다. 보편적으로 국내총생산액(GDP) 1조 달러,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의 문턱으로 간주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인구가 5000만 명을 넘으면서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10여 개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2년 동안 3만 달러 문턱에서 맴돌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18년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은 140개국 중 15위다. 일본은 5위, 중국은 28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상위평가지표에는 거시경제 안정성(1위), 인플레이션(1위), 공공부문 부채 지속가능성(1위), 광케이블 인터넷 가입자 수(1위), 인터넷 사용 인구(9위) 등의 지표가 나타났고, 하위평가자표에는 생산물시장(67위), 독과점의 수준(93위), 관세의 복잡성(85위), 노동시장(48위), 노사 협력(124위), 정리해고비용(114위), 노동자 권리(108위) 등의 지표가 제시됐다.

정부와 기업의 비효율성과 노동시장의 낮은 성숙도, 지배구조 취약성은 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자주 거론됐다. 서비스업계 경쟁, 세금 및 보조금의 왜곡된 영향, 독과점 수준 등은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구조개혁과 혁신 등 한국 사회의 모순적 영역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포함해 그대로 민낯을 드러냈다. 국가경쟁력은 경제 주체들이 다른 나라와 경쟁할 수 있는 총체적인 능력이다. 치명적인 고질병들을 치유해야 할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특히 취약한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기업 규제 및 부담을 해소해야 세계 하위 수준의 노동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는 GDP의 경우 1조5000억 달러로 세계 12위를 차지하였고 GNI는 2만8000 달러로 31위, 군사력은 세계 7위로 평가되고 있다. 인류역사상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최단기 진입에 대한 대단한 성적표이다.

미래의 성장동력확보를 위해 1995년 지방자치 실시 이후 중앙정부가 지방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통제한 중앙집권적 권력과 권한을 이제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어온 중앙과 지방간, 지역 간 재정 격차와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기능과 재원을 지방정부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 지역순환경제를 위해 지역주민에 의해 소유되고 지역주민에 의해 함께 운영되며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기업의 육성과 순환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지역순환경제는 지역민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를 연계하고, 지역 금융을 활성화해 돈의 유출을 막는 것에서 비롯된다. 지역경제의 문제는 지역에 돈이 유입되지 않아서라기보다, 지역민이 지출한 돈이 지역사회에서 돌지 못하고 너무 빨리 지역을 벗어나는 데서 시작된다. 지역 내에서 돈이 혈액처럼 흐르는 것이 지역기업과 주민에게 사업과 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돈의 유출은 있는 기회마저 증발시키는 것이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지역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거대담론과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최근 정치판에서 ‘공화주의가 사회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이 등장했는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의 기본적인 출발점은 ‘생산방식(mode of production)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 그러나 공화주의는 ‘공동체’를 강조하고 자유주의는 ‘개인’을 강조한다. 한국 정치의 발전도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조화와 균형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 사회는 사립대학부터 유치원까지의 교육 비리, 기업 최고경영자와 재벌 2세의 반사회적 행태와 갑질, 사법 비리, 사회 전반에 걸친 공공성 파괴행위와 불공정성이 국가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 빈부격차, 계층 간의 갈등, 청년실업과 고뇌, 양극화 심화, 은퇴자, 노년 빈곤 문제, 노사갈등과 기업 투명성, 공익훼손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국의 대문호 임어당(1895~1976)은 ‘삶의 지혜란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데 있고, 만족의 비결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모든 욕망을 버리고 가진 것을 즐기는 것이다’라고 했다.

강봉구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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