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의 캐릭터 ‘울산큰애기’의 활동이 활발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번엔 일본으로 진출했다. 히가시오사카시에서 17~18일 열린 ‘2018 유루캬라 그랑프리’에 참여, 1311개의 세계 각국 캐릭터와 어깨를 견주었다. 지난 10월에는 지역·공공 캐릭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 1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우수상(3위)을 차지했다. 자치단체 가운데는 1위다.

자치단체와 공공기관·사회단체 등은 효과적인 홍보와 이미지 강화를 위해 캐릭터를 만들곤 한다. 하지만 형태미, 상징성, 공감대 등 캐릭터가 갖추어야 할 요건을 충족, 오래도록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올림픽의 ‘호돌이’가 국민적 사랑을 받은 캐릭터로 꼽힌다. 미키마우스나 뽀로로처럼 상업 캐릭터가 성공을 거둘 경우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그동안 울산에서도 수십년전부터 처용과 고래, 해울이, 마두희 등 공공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왔으나 호평을 얻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울산큰애기의 성과가 돋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적절한 활용을 통한 효과적 도시 홍보와 관광활성화가 기대된다.

울산의 종가를 자부하는 중구는 2016년 8월 ‘울산 큰애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울산큰애기’는 ‘내 이름은 경상도 울산 큰애기/ 상냥하고 복스런 울산 큰애기/ 서울간 삼돌이가 편지를 보냈는데/ 서울에는 어여쁜 아가씨도 많지만/ 울산이라 큰애기 제일 좋데나/ 나도야 삼돌이가 제일 좋더라’라는 가수 김상희의 노랫말에서 따왔다. 다음해 오브제 14개를 시내 곳곳에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원도심에 웰컴센터 ‘큰애기하우스’를 만들고 여러가지 관광상품도 개발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오브제디자인 개발에 들어가 다양한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캐릭터 모형에 그치지 않는다. 울산시 중구 공무원으로 인격도 부여됐다. 노래와 율동도 만들었다. 울산연극협회의 참여로 새미뮤지컬도 제작, 공연도 했다.

‘I♥NY’이 뉴욕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도시로 바꾸어놓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것처럼 좋은 캐릭터는 도시의 이미지를 향상시킨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다. 적재적소 활용이 중요하다. 큰애기 오브제를 100개나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기에 하는 말이다. 뉴욕주도 고속도로 주변에 설치된 500여개의 ‘I♥NY’ 간판 철거에 들어갔다. 지나친 안내판이 운전자의 시야를 방행한다며 철거하지 않을 경우 연방기금 지급을 철회하겠다는 연방교통국의 경고에 따른 것이다. 꼭 있어야 할 자리에서 반갑게 울산큰애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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