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왕 암살미수 후 고문당해
28년간의 짧은 생애 마쳐
외손 천영배씨 유족대표로
동구 화정산 묘역서 거행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참여

▲ 지난 17일 울산시 동구 화정산 일원에서 독립운동가 서진문 9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인간문화재 고 천재동은 서진문 선생의 사위였다. 천재동의 장남 천영배씨가 이날 유족대표로 참석해 술을 올리고 있다.

울산지역 숨은 독립운동가 고(故) 서진문(사진) 선생을 기리는 90주기 추모제가 17일 울산시 동구 화정산 일원에서 열렸다. 지난 17일은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 ‘순국선열의 날’이었으며 행사가 열린 화정산은 그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서진문 의사는 1928년 10월25일 요코하마에서 일왕암살을 위해 권총을 들고 전차를 덮쳤으나 미수에 그친 뒤 검거됐다. 고문 끝에 22일 뒤인 11월16일 석방됐지만, 바로 이튿날인 17일 그 후유증으로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 울산지역 숨은 독립운동가 고(故) 서진문(사진) 선생

그의 무남독녀 서정자(95)씨는 울산 동구 방어진 출신인 인간문화재 고(故) 천재동의 아내다. 이날 추모제에는 거동이 불편한 서정자씨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그의 장남 천영배씨가 유족대표로 묘소를 찾았다. 지난 2007년 타계한 천재동의 회고록에는 ‘서정자-그리운 아버지 회상’ 제하의 글을 통해 장인의 활동이 더욱 소상하게 밝혀지길 바라는 내용을 싣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천석 동구청장을 비롯해 울산지역의 또다른 독립운동가인 박상진·성세빈의 후손 박중훈·성낙진씨 등도 참석했다.

90여년 전,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눴던 지역 독립운동사의 재조명이 좀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연대감때문이다.

이기우 천재동연구소장은 “사실상 고문사(또는 옥사)로 순직한 서진문 선생의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해 정부는 2006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일제강점기 재일 조선인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고, 항일운동을 펼치다 일본경찰의 고문으로 산화한 그 시대 한 젊은이의 28년 짧은 삶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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