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된 낡은 건물을 굳이 왜…” 로비설 파다
남구 “커뮤니티하우스 조성
적정부지 없어 추가로 매입”

울산 남구가 추진하고 있는 삼호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애초 사업구역 내 포함되지 않던 모 사립유치원 부지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남구는 지역 내 적정한 부지와 건물이 없어서 매입했다는 입장인데 반해 유치원 업계 등에서는 사전 로비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8일 울산 남구에 따르면 남구는 국·시비 150억원 등 총 사업비 200억원을 들여 ‘삼호동 도시재생 뉴딜사업(삼호 둥우리, 사람과 철새를 품다)’을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주관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 사업은 삼호동 일대 주거지 정비와 주차난 해소 등을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을 꾀하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올해 1차 사업비로 국비 42억원 등 총 84억원이 확보돼 주차장 2곳에 대한 실시설계에 들어갔고, 내년 상반기 중 착공 예정이다.

문제는 이 사업구역에 최초 포함돼 있지 않던 모 사립유치원의 건물과 부지가 포함된 부분이다. 남구는 이 유치원 건물(부지 포함)을 사들여 리모델링을 한 뒤 ‘와와커뮤니티하우스’로 조성하기로 하고, 감정 평가 및 보상금 산정을 진행중이다. 남구는 이와 관련 지난 12일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간보고회를 개최했으나 외부에 알리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했다.

남구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이 포함된 것 관련 “사업 구상 초기에는 (유치원 부지 포함 여부를 놓고)고민을 했으나, 회의실과 교육장 등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가 필요로 했는데 삼호동 일대는 규모가 작은 주택들 뿐이어서 적당한 건물을 찾던 중 해당 유치원을 이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유치원 업계와 지역사회에는 로비설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이 구청 고위층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뒤늦게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해당 유치원은 부지면적만 922㎡(약 280평)로 3.3㎡당(평당) 공시지가는 약 300만원이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하면 부지대금 8억4000만원에 건물 9억1800만원 등 총 17억6000만원이나 실거래 가격은 이 보다 최소 배 이상 높다. 남구는 부지 및 건물매입비에 23억원, 공사비 9억원, 실시설계비 1억원 등 총 사업비로 33억원을 책정해놓았다. 해당 유치원은 지난 1993년에 건립돼 올해 26년째 접어든 노후화된 건물이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이 지역은 부동산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곳”이라며 “더욱이 해당 유치원처럼 오래되고 규모가 비교적 큰 건물일 경우는 거래가 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해당 유치원 원장 남편의 ‘보은 인사설’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 해당 유치원 원장 남편 A씨는 지난달 초 남구 고래문화마을팀장에 임용돼 부임했다. 부임 당시 남구청장의 ‘보은성 코드 인사’라는 의혹이 안팎에서 제기됐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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