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직원 정신과 진료 받아
경찰, 상해 혐의도 적용 검토

울산 북구 호계동 맥도날드에서 차량 내 주문을 하며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에게 음식물을 집어던져 시민들의 공분을 샀던 40대 남성(본보 지난 15일 7면 보도)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중부경찰서는 지난 15일 밤 늦게 경찰에 출석한 김모(49)씨를 상대로 한 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당초 오는 19일 김씨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맥도날드 갑질 영상이 인터넷상에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자 김씨가 부담감을 느껴 예정보다 빨리 경찰서를 찾아 조사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세트 메뉴를 주문했는데 단품이 나와 화가 났다. 회사 일로 업무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려졌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했다”는 진술을 하며 본인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입은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을 향해 던지려는 의도는 없었고 매장을 떠난 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바로 사과하지 못해 후회된다”면서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다. 하지만 과도한 신상털기로 괴로운 상태”라고 진술했다.

피해 아르바이트생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 “모니터에 뜬 주문을 확인하고 음식을 고객에게 갖다주는 것이 제 업무이고, 모니터에 뜬 대로 제품을 정확하게 전달했는데 고객이 주문과 다르다며 음식을 얼굴에 던졌다”고 진술했다.

당시 음식물을 맞은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은 현재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으며 정신과 등 병원 진단서도 경찰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추후 아르바이트생이 병원 진단서 등을 제출해 정신적인 피해가 인정되면 상해 혐의를 적용할지도 검토중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 11일 북구 호계동 맥도날드에서 차량 내 주문을 하며 매장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에 음식이 든 봉투를 던지고 그대로 가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해당 맥도날드 점주는 지난 14일 폭행 혐의로 김씨를 고발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터넷과 SNS에는 김씨의 차량 번호와 차량이 주차된 아파트 이름까지 공개되는 신상털기가 이뤄지는 등 공분을 샀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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