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의 암울한 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기업 건설사와 유력 리조트가 공동으로 420억원을 투자해 대왕암과 일산해수욕장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송철호 시장은 19일 대왕암공원 현장을 방문해 실무부서에 면밀한 검토를 지시했다.

울산 동구는 세계 조선업 경기가 침체되면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동구 전체의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도산에 직면했고, 그 여파는 북구와 중구의 시가지 중심상권까지 흔들고 있다. 여기에다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어 불경기에 대한 체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울산시는 그 동안 산업경쟁력 제고와 함께 관광산업의 기반을 닦는데 주력했다. 울산 관광산업의 두 축은 산악관광과 해양관광이다. 신불산을 비롯한 영남알프스 산군을 이용한 산악관광은 이제 어느 정도 안착되고 있지만 해양관광은 강동관광단지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아직도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공원 사이에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민간업체와 울산시의 합의는 암울한 동구의 경제에 파란 하늘의 희망을 보여주는 일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왕암을 중심으로 한 울기등대 일대는 전국에서도 최고로 내놓을 만한 풍광과 내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일산해수욕장과 방어로 유명한 방어진항, 염포만을 가로지르면서 울산공단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울산대교를 끼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의 웅장한 산업현장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울산시는 그 동안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놓고 20년간 난항을 겪다가 불과 며칠 전 총사업비 500억여원의 케이블카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송철호 시장이 이날 대왕암공원 현장에서 언론에 밝힌 해상케이블카 구상은 이런 맥락에서 산악관광 보다는 해양관광이 더 시급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 지역의 경제는 아직 큰 문제가 없지만 동구의 경제는 벼랑 끝에 서 있는 형국이다.

울산 해상케이블카는 위치와 경쟁력 등의 면에서 부산과 경주 보다 월등한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공통적인 견해다. 민간자본을 투입하는 건설사와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울산시의 면밀한 논의가 이뤄져 동구의 경제에 돌파구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정치적인 배경이나 특혜시비 같은 장애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과 업체 모두가 오직 시민만을 위해, 울산 경제만을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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