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프 올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위타빅스 브리티시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105만파운드)가 오는 31일 밤 개막해 나흘간의열전을 펼친다.

 메이저대회 승격 3년째를 맞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올해 개최지는 잉글랜드 북서부 랭커셔주 블랙풀에 위치한 로열 리덤&세인트앤골프장(파71. 6천334야드).

 5년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렸고 96년과 2001년 브리티시오픈을 치른 이곳은워낙 오래전에 설계돼 링크스코스 중에서는 그나마 공략이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데이비드 듀발(미국)이 메이저 첫 왕관을 썼을 당시 스코어가 10언더파274타, 96년 우승자인 톰 레먼(미국)은 13언더파 271타를 쳤을 정도.

 그러나 「비교적 쉽다」는 표현은 워낙 까다로운 다른 링크스 코스들과 비교할때만 의미가 있는 표현이다.

 아일랜드해 연안에 위치한 이 골프장은 링크스 코스의 특징인 강한 바람과 쌀쌀한 날씨로 언제든지 「악몽의 코스」로 돌변할 수 있다.

 또 그린 주변과 페어웨이에는 196개나 되는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허리까지 잠기는 깊은 러프로 무장, 결코 쉽게 언더파 스코어를 내주지 않을 전망이다.

 9차례의 역대 대회 중 98년 이 골프장에서 열린 5회 대회에서만 우승자 스코어가 오버파(셰리 스타인하우어.4오버파 292타)로 치솟았던 것만 봐도 결코 쉽지 않은코스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올시즌 4승을 합작하며 강력한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도 12명이 자동출전, 올들어 인연을 맺지 못한 메이저 왕관을 향해 샷을 날릴 준비를 마쳤다.

 특히 2주전 사이베이스 빅애플클래식에서 투어 입문 3년만에 첫 우승컵을 안은한희원(25.휠라코리아)은 내친김에 메이저 타이틀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

 첫 우승에 이어 지난주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하면서 어느때보다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우승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

 캐나다, 미국, 프랑스를 잇는 지난 3주간의 강행군으로 누적된 피로를 얼마나잘 다스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지난대회가 끝난 뒤 제네바에 머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 소속사의 전언.

 또 지난 2001년 우승자인 박세리(26.CJ) 역시 올시즌 「무명의 반란」이 거셌던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은 커녕 톱10에도 들지 못했던 부진을 씻고 느슨해진 다승왕 및상금왕 레이스에 고삐를 죈다.

 캐나다여자오픈 5위, 에비앙 마스터스 6위 등 최근 잇따라 상위권에 오르면서부진을 털었고 올들어 교체한 드라이버에도 완전히 적응했다.

 더욱이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이 좌절된 박세리는 프랑스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현지로 이동, 코스적응에 들어가는 등 메이저 왕관에 욕심을 내는 눈치다.

 「널뛰기 플레이」로 최근 우승이 없지만 에비앙마스터스 4라운드에서 불꽃샷을뿜어내며 뒷심을 발휘했던 박지은(24.나이키골프)도 시즌 두번째 우승과 함께 「메이저무관」의 한도 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들어 승수를 올리지 못한 채 「코리언 빅3」 자리를 한희원에게 양보한 김미현(26.KTF)도 박세리와 우승경쟁을 벌이며 골프 종주국 영국 그린을 점령했던 2년 전의영광을 재연,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로 나선다.

 US여자오픈 공동6위 등 올시즌 5차례 톱10에 진입한 「슈퍼울트라땅콩」 장정(23)과 4차례 톱10에 오른 강수연(27.아스트라)도 「마수걸이」 우승 욕심을 내고 있다.

 일본랭킹 상위 입상자로 출전하는 고우순(39)이 「한국선수군단」의 맏언니로 합류하며 김영(23.신세계), 이정연(24.한국타이어), 김초롱(19.크리스티나 김), 박희정(23.CJ), 양영아(25)도 「코리언 돌풍」에 동참한다.

 그러나 고아라(23.하이마트)와 벨기에에 거주하며 유럽투어에서 활동중인 정은정(22.휠라코리아)도 브리티시여자오픈의 문을 두드렸지만 최종예선에서 좌절했다.

 한국선수의 기세도 만만치 않지만 메이저대회인 만큼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마지막 메이저왕관을 향한 집념도 불을 뿜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주 에비앙마스터스에서 대회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백전노장의 자존심」을 지킨 줄리 잉스터(43.미국)는 이번 대회에서 「슈퍼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린다.

 이미 나비스코챔피언십, US여자오픈, LPGA챔피언십과 2000년까지 4대 메이저에속했던 듀모리어클래식 우승 경험이 있는 잉스터는 브리티시여자오픈 왕관만 추가하면 대망의 「슈퍼그랜드슬램」을 완성한다.

 에비앙 마스터스가 끝난 뒤 『내가 경기하는 것은 골프 역사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라고 할 만큼 잉스터는 지금까지 카리 웹(호주)만이 달성한 「슈퍼그랜드슬램」에대한 욕심이 강하다.

 잉스터 외에도 여자 골프계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LPGA챔피언십 이후 올시즌 2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한다.

 3차례나 2위에 오르고도 아직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한 소렌스탐은 에비앙마스터스에서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공동17위에 그쳤지만 『브리티시오픈은 내가 골프인생을 끝내기 전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또 이미 이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했고 지난해 우승으로 최초의 「슈퍼그랜드슬래머」가 된 웹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올시즌 나비스코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파트리샤 므니에-르부(프랑스), US여자오픈 챔피언 힐러리 런키(24.미국) 등도 우승후보로출사표를 던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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