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충 과채류 섭취 갈수록 줄어
초등학생 과일간식 확대 바람직
울산도 조각과일 가공공장 시급

▲ 김철준 울산원예농협조합장

우리는 해외여행 중 각국의 호텔 뷔페식 등 여러 음식을 경험한다. 그러한 가운데 호텔 뷔페의 식단 차림에 있어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바로 그 호텔의 등급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인이 즐겨 찾는 과일과 채소의 국민 소비량에 따라 그 나라의 음식문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흔히 과채류는 주곡이나 육류에 따른 부식재료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일과 채소를 합쳐 1일 섭취 권장량으로 400g이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럴 경우 암과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29%나 감소하며 심지어 560g이상 섭취 시 사망률이 무려 42% 줄어든다고 한다. 우리국민 1일 과채류 섭취량의 평균 191g이다. 이는 한국영양학회의 19~29세 기준 권장량 200~600g에도 훨씬 못 미친다.

물론 과일의 단맛을 내는 과당은 혈중 중성지방과 혈당, 비만에 대한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평소 섭취하는 양보다 3~4배 이상 많은 과당으로 실험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과당섭취와 체중관련 연구에서는 섭취한 총 칼로리량에서 다른 탄수화물 대신 과일과당을 섭취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더구나 과일에는 과당을 포함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와 비타민, 파이토케미컬 등이 들어 있기에 다른 영양소들의 상호 작용으로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과일은 독특한 성분을 지니는데 특히 제철 과일은 계절과 인체에 필요한 기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를 테면 이른 봄의 딸기는 비타민C 함량이 사과의 10배 이상으로 겨울에 부족했던 영양소 보충에 제격이고 여름철의 대표 과일인 수박은 찬 기운으로 열을 내려주며 포도는 각종 미네랄과 유기산이 풍부하여 더위에 지친 피로를 빠르게 회복을 시켜준다.

이처럼 과일이 인체에 미치는 상호작용에 대하여 많은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예컨대 배를 연구한 숙명여대 양미희 교수에 의하면 배의 기능성에는 감기, 천식 등의 기관지 장애 개선과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을뿐만 아니라 발암성 물질에 대한 해독과 알코올성 대사촉진 및 흡수저해기전을 통해 숙취를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최근 농림식품부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 21만명에 대해 무상 과일간식을 지난 9월부터 전면 실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과일간식 지원 대상을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89만명으로 확대하여 공급한다고 한다. 더하여 금번 국회에서도 ‘식생활교육지원법’을 개정했다. 법률에는 아동·청소년이 건전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하도록 명시했다. 향후 초등학교 모든 학년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성장기 어린이들의 건강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과일공급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국군 장병에게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군장병들의 1일 제공량은 120g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질병관리본부의 보고서에는 “젊은층에서 과채류 섭취 행태가 악화되고 있다”며 이는 향후 당뇨병, 비만, 고혈압 등의 성인병 환자와 사회적 비용이 함께 증가될 수 있기에 보건측면에서도 과일간식 보급 확대는 필수적 투자라고 한다.

얼마 전부터 울산시도 방과후 돌봄교실 어린이에게 과일 간식 공급을 하고 있다. 현재 울산 지역에 조각과일 가공시설이 없어 타지역 시설을 이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예상되는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전학년으로 늘어날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간식과일 가공공장 설립에는 적정 장소에 대한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또한 과일을 수집·세척·조각·진공포장·운송 등에 따른 위생적인 운영경험이 중요하기에 조각과일 가공공장 설립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향후 건강한 식단이 지역의 모든 학생뿐만 아니라 나아가 근로자의 식단으로 확산되고 시민 모두가 즐겨 찾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의 시민 소비량 증가로 울산이 음식문화의 수준 높은 도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철준 울산원예농협조합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