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60여곳 불과…5년새 반토막
학교앞 문구점 제외하면 20여곳뿐
복합문화공간 ‘독립서점’ 대안으로

▲ 자료사진

온라인서점 및 대형서점과의 경쟁구도에서 밀리면서 울산지역 소규모 동네서점이 5년새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서점업계에서는 전문 서적을 다루거나 특정 콘셉트로 운영되는 ‘독립서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울산시서점조합(오만석 조합장)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 동네서점은 60여곳으로, 5년전인 2013년(120여곳)에 비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동네서점이 한창 활발하게 운영되던 2003년 230여곳에 비하면 4분의 1로 줄어든 수치다. 특히 학교 앞에서 참고서 등을 주로 취급하는 문구점을 제외한 순수서점은 이제 20여곳에 불과하다. 이에 울산지역 서점업계에서도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독립서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독립서점은 대개 특정분야의 전문서적을 다루거나 음료나 주류, 음식 등을 함께 판매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일반서점에서는 구하기 힘든 독립출판사 혹은 1인 출판사 등의 서적을 들여놓고, 단순히 책을 사거나 읽는 공간이 아닌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전국적으로 독립서점이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는 광주가 있다. 광주에서는 20여개의 독립서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은 연대를 통해 매년 시민들을 위한 북페스티벌과 북마켓 등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지난해 3~4곳의 독립서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으며, 이와 관련된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박세기 울산시서점조합 전 조합장은 “울산서점조합에 소속된 한 조합원도 올해 안으로 북구지역에 반려동물과 여행 등을 주제로 한 독립서점 오픈을 준비중이다”며 “꼭 서점사업자가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미용, 건강 등의 제품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이 본인의 업종과 관련된 분야의 독립서점 운영에 대한 문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립서점이 울산지역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에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동네서점과 더불어 독립서점이 고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립서점의 특성상 소규모 전문 서적들을 들여오는 경우 반품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입소문이 나기 전까지는 고정손님층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대학교 앞에 문을 연 한 독립서점은 지난달까지 1년여 간 운영됐으나, 현재는 복합적인 이유로 휴업중이다.

박세기 울산시서점조합 전 조합장은 “독립서점은 책을 매개로 공간 자체를 즐기는 곳이다. 울산에서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향후 5년 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독립서점들이 생겨날 것”이라며 “독립서점을 생각하고 있다면 확실한 주제를 정해 긴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