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일 동안 4억8000만㎞ 이동
화성 대기권 진입거쳐 착륙까지
가장 어렵고 중대한 고비 남아
NASA TV로 진행과정 생중계

▲ NASA가 제공한 미국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의 지질탐사 상상도. AFP=연합뉴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드디어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착륙한다.

205일의 긴 여정 끝에 4억8000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에 다다랐지만, 화성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이라는 가장 어렵고 중대한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 이 관문을 넘어야 화성 지하세계 탐사라는 원래 임무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관제소는 초긴장 상태로 들어갔다.

◇암석형 행성 ‘타임캡슐’ 탐사 ‘지질학자’

인사이트호는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인 화성의 지질조사를 제1임무로 하고 있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엘리시움 평원의 착륙지에서만 탐사 활동을 펴기 때문에 ‘큐리오시티(Curiosity)’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 달리 바퀴도 장착되지 않았다.

착륙하면 우선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한다. 이 지진계는 화성에 있을지 모를 지진을 측정하고, 미세한 흔들림(wobble)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단서를 얻게 된다. 또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 가는 못에 열 감지기를 달아 행성 내부온도를 측정한다. NASA는 인사이트를 통해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봄으로써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쉽게 문 안 여는 화성…“공포의 7분”

화성 탐사의 임무 성공률은 40%에 불과하다. 특히 화성의 대기권이 지구의 1%밖에 안 돼 마찰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는 것이 여의치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NASA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인 1976년 7월의 바이킹 1호(Viking 1)와 2008년 5월의 피닉스(Phoenix)호 착륙 때 이용했던 기술을 발전시켜 활용할 계획이다.

인사이트호가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열 방패와 상부 덮개로 된 ‘에어로셸’로 된 진입체만으로 대기권에 진입후 착륙까지는 약 6분30초가 걸린다.

모든 과정은 자동화돼 있지만 성공적 착륙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가 수십가지에 달하고 돌발변수도 많아 NASA 관제소는 이를 “공포의 7분”으로 부르고 있다.

◇ 톱니바퀴처럼 맞아 떨어져야 하는 EDL 인사이트 관제사들은 화성 궤도를 도는 화성정찰위성(MRO)으로부터 날씨 정보를 받아 대기권 진입 3시간 전까지 EDL 단계별로 취해야 하는 조치들에 대한 프로그램 입력을 마쳐야 한다.

▶대기권 진입 = 인사이트호는 대기권 진입 전 열방패가 전면을 향하도록 자세를 잡는다. 약 114㎞ 높이에서 시속 1만9800㎞로 대기권에 진입하게 된다. 진입 각도는 화성 표면과 거의 비슷한 12도. 진입 각도가 너무 낮으면 우주로 튕겨 나가고, 너무 높으면 마찰열로 선체가 녹아버린다.

▶하강 = 대기권에 진입해 11㎞ 상공에 도달하면 흰색 나일론으로 된 낙하산이 펴진다. 이때 속도는 시속 1400㎞. 낙하산을 편 직후 선체 하단을 감싸고 있던 열방패를 떼어내고 3개의 다리를 펴게 된다. 낙하산을 타고 2분가량 하강한 뒤 약 2㎞ 상공부터는 레이더를 가동해 속도와 고도 등을 조절한다. 착륙까지 1분이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속도는 시속 215㎞로 줄고, 1㎞ 상공에 도달하면 선체 상단을 보호하던 덮개와 낙하산도 뗀다.

▶착륙= 낙하산을 떼는 것과 거의 동시에 12개의 하강(역추진)엔진을 가동해 하강속도를 줄이고 낙하산에 매달려 떨어지는 덮개와도 거리를 두게 된다. 50m 상공에서 착륙했을 때 태양광 패널이 동서 방향으로 펼쳐지고 로봇 팔은 남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자세를 잡는다. 이때 속도는 시속 27㎞. 화성 표면에 닿을 때의 속도는 시속 8㎞를 목표로 하고 있다. 표면에 닿는 순간 3개의 다리에 장착된 센서가 작동해 엔진이 꺼지고 착륙도 마무리된다.

◇착륙 ‘낭보’ 언제, 어떻게 받나

인사이트호의 화성 착륙 시간은 유동적이기는 하나 현재까지는 새벽 3시54분께 착륙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화성 시간으로는 오후 2시 무렵이다.

인사이트호는 착륙과정에서 극초단파(UHF) 안테나로 위치신호를 보낸다. 이보다는 착륙 7분 뒤 X-밴드 안테나를 이용해 ‘삐’하는 신호를 발신하게 되는데 착륙이 제대로 이뤄졌을 때만 진행돼 착륙 성공 여부를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MRO는 인사이트호의 착륙과정을 비행기의 블랙박스처럼 기록하게 되지만 화성을 한 바퀴를 돌아온 뒤 송신하기 때문에 착륙시간보다 3시간가량 늦은 오전 7시쯤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성 궤도를 도는 오디세이(Odyssey)는 인사이트가 태양전지판을 완전히 폈는지 확인하게 되는데 그 시간은 오전 9시30분쯤으로 예상된다. 인사이트호 착륙 진행 과정에 대한 전문가 코멘트와 관제소 상황 등은 NASA TV를 통해 생방송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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