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산업도시의 기형적인 구조 때문에 출·퇴근 때마다 심각한 체증이 발생한다. 대부분 근로자들은 도심 한복판을 거쳐 산업현장으로 출근하게 돼 있고, 저녁무렵이면 산업단지내 공장에서 빠져나온 퇴근차량이 홍수를 이룬다. 아침저녁 2시간씩 전쟁을 치르지만 정작 낮시간에는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이 텅텅 빈다.

출퇴근길 심각한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값싼 교통수단이 바로 자전거다. 아침 저녁 2시간씩의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우회도로를 개설하고 도심에 노면전차 같은 시설을 도입하는 것은 자전거를 활성화한 이후에 선택하는 차선책이다.

자전거(自轉車)는 ‘사람이 타고 앉아 두 다리의 힘으로 바퀴를 돌려서 가게 되는 탈 것’으로 정의돼 있다. 모터를 달거나 엔진을 장착하면 자전거로 인정할 수 없다. 모터나 엔진은 유해 배기가스를 배출하고, 여러개의 바퀴는 교통혼잡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울산시 자전거이용활성화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어 공공 자전거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위원회는 우선 시민수요조사, 타 시도 사례분석, 이용률 및 경제적 타당성 분석 등을 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울산의 자전거 수송분담률은 2.2%.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송분담률을 자랑하지만 자전거를 이용하는 근로자는 대부분이 동구에 집중돼 있다. 울산시는 2023년까지 분담률을 3.5%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울산의 자전거 도로는 그동안 크게 확충됐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가 있다. 도저히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이름뿐인 자전거 도로가 수두룩하고, 대형 화물차량이 쌩쌩 달리는 갓길에 선만 그어놓은 곳도 곳곳에 있다.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교통사고 보험과 도난방지 시스템 등 제도 보완도 해야 한다. 특히 자전거 이용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비싼 자전거를 노상 거치대에 하루종일 세워두는 것이다. 저녁 회식 등으로 자전거를 회수하지 못하고 이틀 삼일 동안 거치대에 세워둘 경우 도난과 훼손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도심체증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길은 공공 자전거를 도입하는 것이다. 구별, 동별, 아파트별 탑승장을 만들어 공공 자전거를 보급하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변 자전거 도로 곳곳에 환승시스템을 갖추면 자동차 보다 빨리, 쾌적하게 출근할 수 있다.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체증 해소, 그리고 도로개설예산 낭비를 예방할 ‘자전거 시대’가 조속히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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