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친선경기로 교류 활성화
침체된 씨름 중흥 전환점 기대

▲ 26일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씨름’이 사상 처음으로 남북 공동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남측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왼쪽),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측 제13차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 연합뉴스

민족 고유의 스포츠인 씨름이 남북한 공동으로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침체에 빠진 씨름의 중흥에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씨름의 원형 복원에 노력해온 대한씨름협회(회장 박팔용)는 남북 공동 등재가 씨름의 동질성 회복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직후 남북 친선대회를 추진했던 씨름협회는 이번을 계기로 씨름의 남북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달이나 내년 1월 서울이나 북한 평양에서 남북 친선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정인길 씨름협회 씨름발전기획단장은 “이전부터 남북 씨름 친선경기를 준비해왔다”면서 “유소년 팀을 중심으로 교류전을 열어 지속적인 교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어 “남북한의 씨름 용어와 규정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통일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여자팀이 없는 만큼 지도자 파견 등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씨름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식되면서 ‘부활’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씨름협회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3개년 계획으로 ‘씨름 중흥’에 노력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매년 50여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씨름 대중화와 유소년팀 활성화에 집중했다.

1983년 ‘민속 씨름’이 출범하면서 이만기, 이준희, 강호동 등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했던 씨름은 비인기 설움을 겪어왔지만 도약을 노리고 있다.

현재 남자 19개, 여자 6개 실업팀을 중심으로 민속 씨름으로 전환해 예전의 인기를 되살린다는 게 협회의 구상이다.

이번 유네스코 등재로 씨름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 대중화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협회는 현재 2개인 민속씨름단(영암군민속씨름단, 세일국제개발 황소민속씨름단)을 2020년까지 8개까지 늘려 민속 씨름의 활성화를 꾀한다.

정인길 단장은 “내년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민속 씨름 경기를 현재 12경기에서 50경기까지 늘려 씨름의 자생력을 높일 계획”이라면서 “씨름이 다시 한번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천하장사 씨름 대축제 세계특별장사 부문에 출전한 6개국에 4개국을 추가해 ‘세계씨름연맹’을 창설하는 한편 씨름의 아시안게임 종목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 단장은 “내년 9월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때 세계연맹을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가맹단체를 늘려 씨름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