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술 UNIST 입학팀장
인문기행서 ‘남도정자기행 1’
4년간 125개 지천 3500㎞ 답사
선인들의 지혜 책 속에 담아

▲ <남도정자기행>을 쓴 주재술씨. 울산과학기술원 입학팀장인 저자는 낙동강을 따라 정자를 기행하는 과정을 책으로 묶어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삶을 되돌아보는 인문기행서 <남도정자기행 1>(빈빈책방)이 나왔다.

저자인 주재술 작가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입학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교육과 입학정책에 관심을 두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 온 저자가 불현듯 길을 떠나 자연과 벗하면서 옛 사람과 옛 공간 속에서 사색에 빠지게 됐다. 그는 국립대학의 입학업무를 책임지며 전국의 고등학교 수백 곳을 방문했고 수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며 시나브로 육체에 쌓여가는 피로감을 느꼈다. 지친 마음과 몸을 다스리고자 낙동강을 따라 걷기 시작한 것이 어언 4년여. 낙동강과 그 강으로 흘러드는 125개 지천을 따라 3500㎞ 발걸음을 이어가며 전통과 교육과 공동체를 사색하는 즐거움을 깨닫게 됐다.

1권 부제는 ‘강물이 전하는 삶의 이야기, 정자에 머물다’이다. 저자는 낙동강을 따라 걷다가 지칠 때쯤이면 어김없이 정자가 나타났다고 했다. 정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걷는 것을 진즉에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 그 곳에 올라서면 면면히 이어져 온 땅과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가 귓가에 울리고, 어느새 지친 몸과 마음에 활기가 샘솟았다. 살아온 길이 보이는 듯도 싶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렴풋이 알 듯도 싶어졌다. 정자를 매개로 보고, 느끼고, 배우고, 회복하는 과정을 1권 속에 풀어냈다.

 

책 속에는 ‘임금도 꾸짖는 기개를 다진 곳, 산해정’ ‘조선 제일의 풍광, 영남루’ ‘달 속에 은거한 선비의 삶, 월연정’ ‘버리고 만나는 곳, 소우정’ ‘좋은 벗이 그리운 곳, 이노정’ ‘살아서 증언하는 지조의 삶, 태고정’ 등 10곳의 정자가 수록돼 있다.

저자는 “낙동강가 수려한 풍광 속에 소창다명(小窓多明)한 겸손의 삶이 살아 있었다. 그 것을 한번 돌아보는 것 만으로도 일상에 쌓인 피로와 통증이 어느새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남도정자기행>은 총 3권으로 기획됐다. 현재 저자는 오우정, 팔락정, 호연정, 일원정 등 남명 조식의 향취가 어린 공간을 중심으로 2권을 집필 중이다. 3권은 이황과 퇴계학파 사람들이 남긴 정자들이 다뤄진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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