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단 中企 가동률 추락불황에 금융권 채무 못갚아

올해 143건 중 35건만 낙찰

유찰거듭 가격도 대폭 하락

#울주군 온산읍 회학3길 38-19 일원 공장용지(9916㎡)와 공장건물(2259㎡) 일체는 감정가 133억원에 최근 매물로 나왔다.

#울주군 청량면 처용산업5길 8(제1동 공장 건물 4670㎡)는 감정가 90억원에 경매 매물로 출회됐다. 처용산업5길 7-5 공장건물(3450㎡)은 감정평가액 60억원에 경매시장에 나와 한차례 유찰됐다.

주력산업 침체로 울산지역에서 공장(부지포함)물건이 법원경매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동차, 조선, 기계 업종 등 금융권 등의 채무를 갚지 못한 기업 경영이 한계상황에 다다르면서 공장 일체가 법원 경매로 넘겨지고 있다.

28일 경매조사기관 공장경매전문연구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까지 울산지역 법원 경매 물건으로 나온 공장(용지) 물건은 총 143건으로 이 가운데 35건만 낙찰된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말 현재 울산지방법원에서 진행중인 공장(용지) 경매건수는 모두 11건이다. 이가운데 신건이 1건이며 재매각 1건, 재진행 2건, 유찰 7건이다.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고연공단 내 1132-59 일원 공장부지(6590㎡)와 건물(2255㎡)은 감정평가액 28억6500만원에 경매로 나와 현재 2번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8억3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웅촌면 은현공단 1-48 일원 공장용지(28690㎡)와 건물(871㎡)은 감정가 14억1500만원에 경매 매물로 나와 최근 한차례 유찰됐다.

울산의 공장물건의 입찰 경쟁률은 평균 1.7대1에 불과할 정도로 매수 수요가 거의 실종된 상태다. 지역 공장물건 경매에서 5회 이상 유찰돼 감정가의 51%까지 가격이 떨어진 공장도 여럿 있다. 울주군 웅촌면 고연공단내 963-11 공장용지와 건물은 감정평가액 25억9000만원에 경매로 나와 지난달 14억5000만원에 매각돼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울산은 사업 확장이나 새로운 창업을 하려는 수요보다 공장을 정리하려는 매도세가 많다보니 공장용지의 지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현재 울산의 공업지역 공장용지 지가지수는 99.4로 2016년 12월 대비 0.6%p 떨어졌다. 이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실거래가를 반영하면 하락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공장(부지) 물건의 인기하락은 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 하락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7월 현재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은 33.0%로 30%대 전월(47.8%) 대비 급락했다. 올들어 6개월 연속 40%대에 머물다가 7개월만에 30%대로 진입한 것이다. 50인 미만 사업체 대부분 자동차와 조선 관련 3~4차 부품 중소기업이라고 보면, 중소기업의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울산미포공단의 50인이상 300인 미만 기업의 가동률은 83.7%, 300인 이상 기업은 93.5%로 중소기업 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평균 80% 이상 높은 가동률을 자랑하던 온산공단 내 50인 이만 중소기업의 가동률도 78.8%, 50인이상 300인 미만 기업의 가동률은 77.0%를 70%대에 머물러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영사정이 좋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규모 지방산업단지도 사정도 다르지 않다. 매곡2차산업단지와 KCC울산산업단지의 공장가동률이 50%에 미치지 못하면서 폐업하거나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회사가 채무를 제때 갚지 못해 법원 공장물건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주인을 찾기가 쉽지않다”면서 “특히 매로 나온 공장물건은 금액이 큰 데다 유치권, 법정지상권 등 권리관계도 복잡해 반드시 입찰참가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등 전문가와 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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