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7분’ 통과 평원에 안착
1.8m 로봇팔로 표면에 지진계
지하 5m 파 열감지기도 설치
화성의 지각·진동등 내부 탐사

▲ 26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무사히 착륙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톰 호프만 인사이트호 프로젝트 매니저가 화성 표면이 찍힌 사진을 가리키며 밝게 웃고 있다. 인사이트호는 착륙 직후 이 사진을 찍어 JPL에 보냈다. EPA=연합뉴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6일(현지시간)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무결점’ 착륙을 했다. 인사이트호는 착륙지에서 태양광 패널도 성공적으로 펼치고 충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돼 조만간 화성 지하세계에 대한 탐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인사이트호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54분께(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54분) 화성 안착의 낭보를 알려왔다. 지난 5월5일 발사돼 206일간의 긴 여정 끝에 4억8000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다.

인사이트호의 안착 신호에 “착륙 확인”(Touchdown confirmed!) 발표가 나오자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 관제소는 환호의 도가니에 빠졌다. 인사이트호가 착륙지의 화성 표면을 찍은 첫 사진도 큐브샛 마르코를 통해 전송됐다.

AP통신은 이 사진에 담긴 이미지에 대해 카메라 렌즈 보호막에 묻은 먼지로 작은 반점들이 있지만 암석 같은 것이 거의 없어 탐사에 유리한 평편한 곳으로 과학자들이 바라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JPL의 수석 엔지니어 롭 매닝은 2012년 큐리오시티(Curiosity) 이후 6년만에 이뤄진 이번 화성 착륙이 “무결점(flawless) 터치다운이었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고 마음의 눈으로 상상해오던 곳”이라고 했다.

인사이트 프로젝트 매니저 톰 호프만은 최종 분석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인사이트호가 불스아이(bull’s eye·과녁 한가운데) 가깝게 착륙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이트호 착륙 진행 과정과 관제소 상황 등은 NASA TV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생방송되면서 곳곳에서 관전 파티가 이뤄졌다.

인사이트호가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과 태양광 패널을 펼치는 가장 어렵고 중대한 고비를 무사히 넘김으로써 탐사 임무의 절반 이상을 성공한 듯한 분위기다.

화성의 대기권은 지구의 1%밖에 안돼 마찰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는데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 과정은 ‘위험한 착륙’ ‘공포의 7분’으로 불린다. 인사이트호가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열 방패와 상부 덮개로 감싼 진입체만으로 대기권에 진입 후 착륙까지는 약 6분 30초가 걸린다.

NASA는 인사이트호가 화성 표면으로부터 80마일(128㎞) 상공에서 시속 1만2300마일(1만9794㎞)로 대기권으로 진입한 뒤 낙하산과 하강(역추진) 엔진을 가동해 하강 속도를 거의 제로(0)에 가깝게 줄여 무사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화성 탐사선이 주로 화성 지표면과 생명의 흔적을 찾는데 주력했다면 인사이트호는 ‘지질학자’로서 앞으로 2년간 화성의 ‘속살’을 탐사한다.

옮겨 다니지 않고 엘리시움 평원의 착륙지에서만 탐사 활동을 펴기 때문에 2012년 화성에 착륙했던 큐리오시티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 달리 바퀴도 장착되지 않았다. 인사이트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들어가는 열감지기도 설치한다. 이와함께 본체에 장착된 X-밴드 안테나 등은 행성의 미세한 흔들림(wobble)도 계산해 낸다.

인사이트호는 이렇게 해서 수집된 자료를 통해 지구에서의 지진과 같은 진동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화성의 지각이 얼마나 두꺼운지, 화성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핵은 무엇으로 구성돼 있는지 등을 밝히게 된다.

NASA는 인사이트호를 통해 지하 구조를 들여다봄으로써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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