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언 울산 북구의회 의장

민선7기가 출범한 후 각종 행사시 내빈석 지정을 최소화하고 소개와 축사를 축소하는 등 의전 간소화를 진행하고 있다. 관행을 벗어난 탈권위적 행보에 기존의 관행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낯설어 했고, 이전과는 색다른 모습에 대체적인 여론은 긍정적으로 주목했으나 일부에선 주민의 대표자가 격식과 권위가 너무 없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권위는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능력이며, 집단에서 다수의 자발적 동의를 얻음으로써 성립하게 된다.

그러나 자발적인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에는 권력으로 집단의 감정을 조작하고 동원하여 권위를 획득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 구성원은 권력을 권위로서 포용하며 이미 권위로 인식했기 때문에 그 권력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게 되는 사고방식을 취하게 된다. 그래서 권력의 의미가 포함된 ‘권위주의’는 위계질서와 지배, 복종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반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지나온 시대는 그러한 권위주의로 만들어진 시대였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다수인의 지배와 복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권위주의에 입각해 다양한 수단으로 권위로 포장된 권력을 지켰으며, 다수인은 권위로 포장된 권력으로 지배받고 복종해야하는 시대적인 상황에 순응해왔다.

프랑스 대혁명에 큰 영향을 끼친 장 자크 루소의 사상처럼 인간의 본성은 자유, 평등, 평화다. 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국민들의 의식이 성장하고 평등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회로 발전함에 따라 권력으로 강제하는 권위는 힘이 약해졌다.

특히 현 정부 들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탈권위를 선언하고 지금껏 대통령에게서 보지 못했던 소탈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일 이슈가 됐고 대다수의 국민이 큰 호평을 보내고 있다. 이는 국민이 권력에게 늘 바래왔던 모습이며 지금까지 권위주의에 억눌렸던 사회가 앞으로 지향해야할 가치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탈권위주의는 구성원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에 기여한다. 위계질서의 논리가 사회를 지배했던 과거에는 상명하복, 즉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는 그에 따라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수평적 인간관계로 변화하고 개인의 의견이 점점 중시돼 단순 상명하복은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일으키고 대화가 단절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서로 소통을 통해 대화와 의견교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충분한 숙의과정을 통해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 내려고 노력하고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고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더욱 더 민주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와 같이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주의에서 국민의 소통과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소통과 참여를 통해 국민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사회통합에도 상당히 기여한다. 이렇듯 국민의식이 성장할수록 민주주의도 더불어 같이 성장한다. 자율적인 소통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탈권위주의는 올바른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 필연적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오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지도자의 탈권위적 행보는 아직까지 받아들여지기 힘들 수 있으나 지금보다 더 나은 민주 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임을 기억하고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변화하길 바란다.

관행이라는 것이 오래전부터 해온 습관적으로 굳어진 행위라고는 하나 그것이 시대에 맞지 않다면 바꾸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격식과 권위주의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진정한 권위는 구성원 다수의 자발적인 지지와 인정으로 완성될 것이다. 탈권위 시대는 소통과 참여가 중시되는 민주 사회로 한발 더 나아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주언 울산 북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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