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무너진 사회병리현상 진단
유가적 덕목 형상화한 시편 담아
출판기념회 내일 울산문예회관

 

박종해(76) 시인의 12번째 시집 <사탕비누방울>·(사진)이 국학자료원출판사에서 발간됐다.

울산문단의 원로시인이 지역문단에서 활동한 지 50주년을 맞아 기념시집을 낸 것이다.

정직하고 강직한 시의 세계를 위해 한평생 치열하게 살아 온, 노 시인의 작품이 우리 시대 문학과 예술이 가야할 바를 일러주고 있다.

이번 시집은 인간성이 황폐화되고, 기존 도덕과 사회질서가 무너져가고 있는 사회병리현상을 진단하고 불안한 세기말적 현상에 경종을 울리며, 인간성 회복을 위흔 유가적 덕목을 형상화 한 시편이 주료를 이루고 있다.

표제작은 달콤한 사탕같은 향략과 방종은 결국 비누방울처럼 허무하고 무가치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달콤한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허무의 거품속에 들어앉은 잃어버린 얼굴/꿈꾸고 있는 투명한 육체의 집/…/한때 눈부신 것들은 허무 재가 된 것일까//모든 것이 한갓 꿈조각으로 산산히 흩어져 가뭇없이 사라진다.’ ­‘사탕비누방울’ 중에서

작품 중에는 한평생 간직해 온 유교적 삶의 자세와 피부 속 깊이 박혀 떼려야 뗄 수 없는 겸손과 소신이 서려있다.

▲ 12번째 시집을 낸 박종해 시인.

‘나의 서재의 벽에서 내려다 보신다/…꾸짖으시는 아버지 말씀이 벽에서 울려온다//녹두콩 만한 내가/밴댕이 속같이 좁은 내가/시를 쓰겠다고//나는 만년필 뚜껑을 닫고/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반성’ 중에서

박종해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이백과 두보의 시가 천여년을 회자되어 온 연유가 어디에 있을까. 그 것은 시의 진정성에서 비롯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실과 감동이 있기 때문이리라.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하는 쭉정이 같은 시를 모아 시집을 내고 나니 자괴감이 앞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문학의 길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시집의 서문을 쓴 유종호 선생, 발문을 써 준 김명수 시인, 표사를 써준 김선학 평론가, 최영호 평론가에게 ‘이분들 때문에 보잘것 없는 시편들이 빛을 받아 살아나는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박종해 시인의 시집 <사탕비누방울> 출판기념회는 오는 30일 오후 6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쉼터에서 열린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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