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

울산 상북중학교가 새 도약을 맞이하고 있다. 상북중은 1953년에 개교한 사립학교다. 60년 넘게 잘 운영되어 왔지만 갈수록 학생수가 감소하고, 같은 학교법인의 고등학교와 한 울타리 안에서 교육활동을 펼치다보니 교육여건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상북면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상북중을 공립으로 전환하고 학교를 이전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 11월7일 학교의 요청으로 강연회를 갖게 되었는데, 늦은 저녁임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고, 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마침내 6·13 선거에서 당선된 노옥희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그동안 묵은 과제를 해결하는 강한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울산교육청은 앞으로 현 상북중 건물에서 2019년 3월 공립 전환을 먼저하고, 내년 1년 동안 폐교된 향산초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필요한 시설을 개축하여 2020년 3월 이전하기로 하였다. 지난 9월11일은 학부모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상북중 공립전환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전격적인 공립 전환 결정으로 현재 상북면 교육가족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에 부응하여 울산교육청에서도 상북중을 지속가능한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의 좋은 사례로 만들어 적정규모 학교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사립을 공립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교육여건이 개선될 수는 없다. 세심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완전히 ‘새로운 학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3~4년간 새로운 학교의 주춧돌을 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응원하는 마음으로 제언 드린다.

첫째, 일반학교의 틀을 넘어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그 정체성을 새롭게 설정하기 바란다. 그래야 학생모집이 울산 전역이나 전국 단위로 풀려 학생수급이 지속가능할 것이다. 일반학교를 특성화학교로 전환하는 일은 교육감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있다.

둘째,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의 정체성에 맞는 훌륭한 교장을 공모하여 모셔야 한다. 이 분야의 ‘경험과 철학’이 분명하고 대안학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미래형 선도학교를 만들어낼 ‘비전과 철학’이 분명한 교장을 모시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셋째, 새 출범하는 상북중 교직원들은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행복한 마을교육 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는 강한 실천 의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학교 교직원들이 솔선수범하여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의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야 한다. 다행히 상북에는 ‘소호마을’이라는 중요한 자산이 있어 기대된다.

오늘의 학교는 입시위주의 경쟁교육에 매몰되어 있다. 학생들은 경쟁에 찌들어 우정을 쌓기보다 친구를 ‘팔꿈치’로 밀쳐내고 있다. 상위 10%를 위하여 90%를 들러리 세우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들러리 교육’을 해야만 하는가. 옆 사람을 팔꿈치로 밀어내는 살벌한 교육이 아니라 다 함께 손잡고 우정을 꽃피우게 하는 따뜻한 교육이 교육의 본질이며 우리 모두를 행복에 이르게 하는 교육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학교 체제’가 필요하다. 아무쪼록 상북중학교가 변화의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미래형 마을학교’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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