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층 치맛바람 소재 블랙코미디에 추리 얹어 시청률 급상승
염정아-이태란 주축 5인방 연기 호흡 과시

▲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  청춘스타들을 내세운 트렌디한 드라마로 빠지는가 싶더니, 결국 '전공 분야'로 돌아왔다. 매번 좋은 호흡을 자랑한 40대 여배우들과 함께.

        JTBC 새 금토극 'SKY 캐슬'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은 홍보에 '하는 줄도 모르게 시작'했지만, 연기력을 자랑하는 출연진과 탄탄한 구성에 힘입어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도 첫 회 1%대(닐슨코리아)에서 2회 4%대로 치솟았다.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 '0.1%', 고깝고도 궁금한 그 세계를 비틀다
        대학병원 의사나 판·검사 출신 로스쿨 교수의 가족 정도는 돼야 입주하는 'SKY 캐슬'은 우리 사회 속 '그들만의 리그'를 상징한다.

        부, 명예, 권력을 독식하는 상위 0.1%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두 가지다. 더 가지려고만 하고 좀처럼 내놓지는 않는 데 대한 비판 의식과 부러움을 동반한 호기심. 이 드라마는 대중의 이러한 이중 심리를 정확히 겨냥했다.

        가진 데만 만족하지 못하고 자녀들에게 부와 명예를 그대로 물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 모습은 신기하기도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서울대 의대에 아들을 '합격시킨' 엄마 명주(김정난 분)에게 '합격 포트폴리오'를 얻기 위해 온갖 아양을 떠는 엄마들을 그린 장면은 그야말로 블랙코미디였다. 이야기는 그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대 의대에 간 그 아들이 사실은 부모에게 진짜 얼굴을 숨기고 있었고, 그 얼굴을 보고만 엄마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헛웃음만 나게 하는 비극이다.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SKY 캐슬의 보편적인 룰과 정서에서 완전히 벗어난 수임(이태란)은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안긴다. 서진(염정아)은 입시 코디네이터 주영(김서형)의 지령에 따라 자신의 딸과 함께 고등학교에 수석 입학한 아이 엄마 수임을 만나기 위해 애쓰지만, 완전히 무시당했다.

        결국 둘은 SKY 캐슬에서 만나게 되지만, 수임은 "수학 과외 정도 빼고는 해준 게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정원을 가꾸다 때가 잔뜩 낀 손에 직접 키웠다는 쌈 채소를 든 채. 뒤통수를 맞은 서진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웃는다. "그래, 돈을 퍼부어도 따라잡지 못하는 '공부머리'가 있긴 하더라."
        엄마들만 풍자 대상은 아니다. 최고의 입시 코디네이터를 구하는 서진에게 "나 3년 내내 '올백'(전 과목 100점) 받는 거 아니야?" 하고 기고만장해하는 그의 딸은 우리가 최근 사회에서 종종 보게 되는 비뚤어진 재벌 3세를 연상하게 한다.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 '품위녀'·'미스티' 이어 추리하는 재미 '쏠쏠'
        'SKY 캐슬'은 단순히 현실 풍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초반부터 몰아치는 전개를 보여줌과 동시에 매회 의문의 보따리를 남겨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2회 만에 SKY 캐슬의 내부 구조와 각 엄마의 성격, 그들이 목표로 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또 초반 큰 에피소드인 명주의 죽음을 단기간에 풀어내면서도 진짜 이유는 완전히 보여주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했다. 2회 엔딩에서 서진이 주영을 찾아가 대차게 뺨을 때리는 장면을 놓고는 명주의 죽음과 연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양산했다.

        이밖에도 수임-치영(최원영) 부부를 제외하면 모든 부부가 갈등을 안고 있는데, 이 갈등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역시 시청자가 추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이처럼 사회 풍자와 추리를 곁들인 작품은 JTBC에서 꾸준히 선보인 방식이다.

        김선아-김희선 주연 '품위있는 그녀'는 부와 명예에 대한 복자(김선아)의 왜곡된 시각을 풍자하면서, 시작부터 그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방송 내내 시청자가 추리하는 재미를 이어가도록 했다.

        백미경 작가는 마지막 회 시청자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인물을 범인으로 공개, 마지막까지 화제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김남주-지진희 주연 '미스티' 역시 혜란(김남주)을 궁지로 몬 인물이 누구인지를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진실은 역시 '격정 미스터리 멜로'에 부합했다.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 '위기의 주부들' 부럽지 않은 여배우 5인
        JTBC에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함께 견인한 드라마 공통점은 '40대 여배우들과의 호흡'이다.

        연하남과의 로맨스로 화제를 모은 '밀회'(2014) 방송 당시 김희애는 만 47세였고, '품위있는 그녀'(2017) 속 김희선과 김선아도 출연 때 각각 41세, 45세였다.

        올해 '미스티'로 연기 변신에 대성공한 김남주(46)도 40대고,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스크린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한 손예진은 이들보다는 어리지만 30대 후반에, 선배들에 뒤지지 않는 연기 경력을 자랑한다.

        이렇듯 40대 여배우들과 남다른 궁합을 자랑한 JTBC는 'SKY 캐슬'을 통해 무려 5명의 40대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인공 염정아(46)와 이태란(43), 김서형(45), 윤세아(40), 오나라(41)가 그들이다. (아마도) 퇴장한 김정난(47) 역시 40대다.

        각각 긴 경력과 안정된 연기력을 지닌 그들이 SKY 캐슬이라는 특수한 공간 안에서 연기로 치고받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하다. 배우들은 히트한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에 밀리지 않을 매력을 자랑한다.
     
    'SKY 캐슬'
    [JTBC 제공=연합뉴스]
     
        드라마는 이미 2회까지만 염정아와 이태란, 염정아와 김서형, 염정아와 윤세아, 염정아-윤세아와 김정난 등 5인방 내 여러 구도를 빠른 템포로, 복합적으로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SKY 캐슬' 김지연 CP는 1일 "JTBC가 사회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를 담아내고 연기력과 인지도를 갖춘 베테랑 배우를 중심에 세워 폭넓은 연령대 시청자를 만족시켰던 것 같다"며 "같은 관점에서 'SKY 캐슬'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는 시청자가 많은 것 같고, 채널 입장에서도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JTBC만의 '주력 장르'가 생겼다는 차원에서 기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 월화극을 론칭하면서 로맨스와 코미디까지 장르 폭을 넓히고 있는데 다양한 장르에 애정을 갖고 관심을 보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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