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언론들이 대북비핵화를 둘러싸고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관계가 앞선다는 우려를 계속해서 제기하며 한미 간의 공조에 대한 파열음을 지적할 때마다 정부는 마치 앵무새처럼 한미간의 공조가 확고하다는 발언을 반복하곤 하였다. 전 세계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는 동시간대로 접할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시대상황이다. 그리고 잘못된 글은 수정이 가능하지만 입으로 뱉은 말은 정정이 불가능하다.

이 세상에는 영원한 비밀이 존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약속이나 대화는 반드시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은 선전이라도 하고 싶고 나쁜 소식은 숨기고 싶은 게 세상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라고 할 수 있지만 국민을 대신해서 국가의 업무를 처리하는 공인이 자신들의 잘못된 정책을 은폐하기 위해 국민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행위는 사실상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 처벌해야 할 사안이다.

현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고 김정은이 대화에 응하게 된 것은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고수하며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였지만 비핵화는 미국과 협의할 사항이지 대한민국과 협의할 사항이 아니라고 일축하였지만 정부는 대꾸조차도 못하였던 게 바로 그동안 우리가 처한 입장이었다.

“힘들여 도로를 만들어 놓았더니 똥차가 맨 먼저 지나간다” 는 우스개 소리가 있지만 현재 우리 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북정책이 바로 이와 같은 꼴이다. “춘래 불사춘”이란 봄이 왔지만 진정한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속담이지만 현재의 남북관계는 북한의 위협이 전혀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 것과 같은 연극을 펼치는 형상이 전개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행위는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심리전술이자 대 국민 기만행위 및 우민화 정책이며 독재 정치가들이 이용하는 전략이다.

휴전선의 대북확성기 철거와 전방지역의 대전차 저지 방벽철거, 휴전선과 NLL에 근접한 군사훈련을 금지, 휴전선의 GP철거 와 판문점공동경비구역에 민간인들의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는 행위는 북한의 위협이 완전히 소멸된 후 평화가 담보되는 마지막 단계에서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할 수 조차 없는 기본상식에 속한다. 앞에 열거한 사실을 먼저 시행한다고 해서 북핵이 없어지고 생화학물자들이 저절로 그 기능을 상실하여 불능상태로 전환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연극이 아니라 남한을 위협하는 핵과 생화학무기 등과 같은 전략적 무기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얼마전 한미 간에 워킹클럽이 발족된 것은 북핵 제거에 대하여 한미가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상징성을 지닌 것이며 지난시간 북핵과 관련하여 미국과 이견이 없다는 당국의 발표가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징표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통하던 시대는 이미 과거사고 이젠 첨단 기기들이 비밀스런 이야기 까지 감청하는 기술이 보편화된 세상인데 자신들의 잘못을 언론 탓으로 돌리려는 전 근대적 발상에서 깨어나기 바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능하고 어리석은 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바보같은 방법이다. 정호경 울산 남구 신선로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