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적 재해예방대책 수립 최우선
수용인구 3만5천여명 대규모 공사

▲ 김지근 울산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오랜 기간 답보상태였던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 연말 공사 착공을 목표로 토지보상 등의 절차와 함께 각 구역별 기초공사 발주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2008년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로 지정 고시된 후 우여곡절 끝에 10년 만에 첫 삽을 뜨는 셈이다.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사업은 중구 다운동과 울주군 서사리 일원 186만6000㎡ 부지에 1만3779가구(예정)의 공동·단독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구 내 1만3502가구의 공동주택 중 LH가 자체 건설하는 가구는 7518가구이고, 나머지는 민간건설로 구성돼 있으며 수용인구만 3만5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공사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말 그대로 다운동을 비롯한 울주군 서사리 일원 전체가 경천동지(驚天動地)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공임대에는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제시하고 있는 주택유형인 신혼희망타운도 특화단지에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에게 맞는 국공립어린이집 등 육아시설을 제공하고 가변형 주택평면 등 디자인도 특화된 주택이다.

오랜 기간 지지부진했던 울산다운2 공공주택개발사업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LH는 사업 추진 전, 곧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지게 될 울주군 서사와 척과, 그리고 다운동 옛 마을들의 모습을 기록화하는 사업과 더불어 울산들꽃학습원의 이전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나서는 등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나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문제는 해가 갈수록 커져가는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이미 LH는 울산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재난대비에 대한 부실한 대응으로 수많은 비난을 자초한 바 있지 않은가. 우리 중구는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 LH가 조성한 울산혁신도시의 부실한 재난대비시설로 보는 목소리가 높다.

옳고 그름과 책임소재를 떠나 울산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홍수와 같은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부실했던 것만은 LH가 부정하기 힘들 듯 하다.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사업예정지에는 척과천이 있다. 비록 평상시 물이 말라있는 건천이긴 하지만 비가 오면 자연 배수로의 역할을 하며 재해예방 기능을 하는 중요한 하천이다.

여기에 사업대상지역인 다운동과 울주군 서사 일원은 185만여㎡(56만평)에 달하는 농지가 지금껏 자연저류조의 기능을 해왔지만 앞으로 도로와 대규모 주택지로 개발이 이뤄지면 게릴라성 집중호우에 자칫 저지대에 위치한 다운동 일원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구조다.

사업주체인 LH가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사업예정지는 물론 주변지역에 대한 보다 철저하고 확실한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주민들이 믿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울산혁신도시의 사례처럼 이미 만들고 난 뒤,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자연재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급격한 도시화가 초래한 인간들의 무계획적인 토목공사와 부동산 개발은 결국 ‘인재(人災)’의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다운지구 개발사업은 이미 10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려 왔다. 주민들의 입장에선 LH가 제대로 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재대책만 수립한다면 사업이 조금 더뎌진들 크게 문제될 사안은 아니다.

LH가 부디 과거 혁신도시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울산의 미래 주거환경의 가늠자가 될 다운2 공공주택지구 조성에는 진중한 자세로 항구적인 재해예방책을 마련하길 고대해 본다. 김지근 울산 중구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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