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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정신없는 사람들음주운전·청소년 범죄 위험수위
타인에게 피해 끼치지 않도록
개인윤리·도덕성 교육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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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21: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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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곤 전 울산시 감사관

어떤 사람이 상식에서 많이 벗어나는 일을 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나무란다. “정신 없는 사람” “정신 나간 사람”. 정상적인 행동이나 말은 그것을 하는 사람이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나 결과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인 경우에는 그 행동이 일으키는 결과를 명백히 알 정도의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이 간단하고 분명한 의미를 모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믿고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우리를 분노하게 하는 몇몇 사건들을 보면서 이러한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음주운전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고 나서도 이렇게 말한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그리고 이렇게 주장하기 까지 한다. 정신없이 한 행동이므로 나는 죄가 없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형법조문이나 형법의 원리를 잘 알지 못한다. 더구나 심신미약이라는 말은 그 뜻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뿐, 굳이 알려 하지 않는다. 법이 우리가 믿는 정의를 실현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최근 이웃 도시에서 반듯하게 잘 자란 한 청년이 휴가 중에 술 취한 사람의 차에 안타깝게 희생되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은 모두 억장이 무너지는 그 부모의 심정에 공감한다. 그러나 가해자에게는 그 엄청난 결과에 비해서 터무니없을 정도로 약한 처벌이 예상된다고 한다. 학교에서 우리는 이렇게 배웠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 그 사회에서 보통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도덕이고 그 도덕을 지키는 최소한의 국가적인 장치가 법률이다.

그러나 이 경우를 보면 법이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믿는 도덕관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타까운 희생을 겪고 나서야 부랴부랴 법을 고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형사미성년자의 일탈에 대한 처벌 방법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특정 나이에 이르지 못한 청소년들의 범죄는 형사처벌에서 제외되거나 별도의 징계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법률에 대한 문외한도 이 의미를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 친구를 잔혹하게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어린 청소년들을 보면, 또 어린 아들을 잃은 부모가 평생 겪어가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제도의 타당성에 대해서 더러는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형사미성년자에게 처벌을 가볍게 하는 것은 그들의 행위가 지극히 우발적이고 자기가 하는 행동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즉 정신이 없거나 불완전한 행동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어나는 일들은 성인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계획적이고 잔혹해서 그 행동이 과연 법률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미성년자의 행동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법이 모든 경우의 사회현상을 모두 반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와 같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판단을 전제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형사책임의 유무를 가리는 제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이 어찌 나이로 판단될 수 있겠는가. 어른보다 더 영악한 청소년, 청소년보다 더 온전하지 못한 정신을 가진 성인들이 수없이 많다. 그래도 이 사회는 그 나이를 척도로 모든 기준을 마련한다. 완력이 성인을 능가하는 청소년과 정신의 힘이 어린아이와 같은 성인이 같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사회인 것 같다.

모든 사회의 위험을 법률로 통제하고 막을 수는 없다. 한 사회의 안전과 그 구성원들의 수준은 결국 개인의 윤리와 그 윤리를 가르치는 사회교육의 문제로 귀착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주변 어디에도 개인의 윤리를 가르치는 곳은 없다. 개인의 사회적 책임을 가르치는 곳은 더더욱 없다. 이에 반해 개인의 자유 영역은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 위험은 더 커져간다는 뜻이다. 속담에 환갑에 철든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어쩌면 평생 철이 들지 않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온전히 철이 들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지혜와 도덕은 가지고 살아야 한다. 지내고 보니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김상곤 전 울산시 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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