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대한민국 국회와 전국 지방자치의회에서는 해마다 이맘 때면 국정감사와 행정사무감사가 이루어진다. 국민들이 내준 소중한 세금으로 한해 동안 나라살림과 지방정부의 행정집행으로 진행된 사업들과 수많은 업무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제대로 진행되었는지를 점검하는 민주적인 제도다.

국회와 지방의회에 주어진 감사기능은 국민과 지역주민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국민과 주민들을 대신해 전체 살림살이에 대해 따져보고 확인하며, 사업의 옳고 그름의 투명성과 부조리 등 만연된 의식으로 공무가 진행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고 결과에 따라 시정 개선조치를 하는 제도다. 의회는 이 과정에서 국민과 주민의 입장에서 제대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수행한다.

경험이 부족한 초선의원으로서 역량을 다해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방의원들은 공직에 앉아 지역 주민을 먼저 생각하고 주민들의 인식과 눈높이에서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집행부에게 쓴 소리와 질의·질문, 감시와 견제를 했는지, 아니면 행정권자와 같은 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민의 입장을 소홀히 하고 집행부 편에서 행정사무감사의 비중을 두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봐야한다.

필자는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시작하면서 의회사무실 출입문에 안내협조문을 붙여놓았다. “행정사무감사와 2019년도 당초예산안 심의를 마칠 때까지 의회사무과 직원외 집행부 관계공무원들과 다른 사람들의 방 출입을 삼가해 주십시오. 업무에 방해되거나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되기 때문입니다. 볼일이 있으신 분은 문자로 남겨주시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관계공무원이나 다른 사람들이 찾아와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차단하고자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부서별로 공무원들이 찾아와 문을 두드렸고, 집행부의 중요한 안건에 대해 통과시켜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등 이런 모습들은 매우 불편했고 의원 본연의 소신과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울산시와 구·군 의원들이 대부분 초선으로 구성됐기 때문인지, 집행부의 초선의원 간보기와 성향 파악을 통한 의원 길들이기 관행들은 여전히 변함없었다. 겉으로는 예를 갖추지만 뒤로는 의원들을 시험하고 흔들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부서관계자들은 방 출입을 삼가달라는 안내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게 찾아와 행정사무감사를 적당히 하고 지적사항들을 미리 말해달라는 말을 하거나, 조용히 넘어가면 좋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일들은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행정을 수행하는 울산시와 구·군·동의 행정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며 시민과 지역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정업무가 올바르게 수행되도록 하는데 목적과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일부 공무원들은 아직도 탁상행정과 주민의 입장보다 그들의 편의에 우선해 각종 민원업무에 기준만을 내세우려는 식의 모습이 만연하다. 민원인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주고 두번, 세번 행정기관을 찾아오는 일이 없도록 처음왔을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되며 부득이한 경우 한번 더 방문해 달라는 당부와 이해의 말씀도 전해 줄 수 있어야한다. 이러한 근무형태가 자리잡으려면 행정기관 간부공무원들의 지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직원들의 교육을 통해 보다 질좋은 행정기관 이미지가 자리매김 돼야한다.

정치인들도 새롭게 바꾸고 태어나야한다. 새 시대에 맞는 정치의식과 실천으로 세대교체는 물론 기본을 잘다지고 품격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력을 갖춰야한다. 또 지역의원을 공천해준 각 정당은 욕심과 권력만을 지향하는 정치인이나 정당만을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지역주민들을 위해 제대로 소신있게 활동하는 의원을 먼저 파악하고 그런 사람에게 정치활동의 지원과 관리 교육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고 신경을 써줘야한다. 이것이 올바르고 투명한 신뢰받는 정치 문화와 정당이 국민과 지역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회는 주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올바른 견제와 감시로 모든 행정업무가 잘 집행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정신을 차리고 잘 지켜봐야한다. 모든 의회와 행정부의 주인은 바로 지역주민이다.

임정두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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