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사회부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한국 자동차와 조선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메카로 꼽힌다. 격동의 8·90년대와 호황기였던 2000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양대 사업장 노조는 때로는 같은 길을, 때로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지금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016년 12월 찬반투표를 통해 12년만에 금속노조에 재가입하면서 10여년만에 다시 같은 상급단체를 두고 노동운동을 주도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후 현대중공업은 수년째 지속된 조선업 불황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노사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반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8년만에 휴가전 임금협상을 타결 짓는 등 최근 몇 년 째 대조되는 노사관계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2018년 세밑을 앞둔 양대 사업장 노조는 안팎의 처한 상황이 다소 다르면서도 비슷한 처지를 겪고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의혹 사태로 가뜩이나 꼬여 있던 노사 관계가 더 악화됐다. 노조는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6일 동안 전면·부분파업을 벌여왔고, 최근에는 경비원과 마찰로 폭력사태까지 빚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이에 사내 소식지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연일 비난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임단협 교섭의 연내 타결이 올해도 물건너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여름휴가때 까지만 하더라도 큰 이슈 없이 분위기가 좋았던 현대자동차도 ‘광주형 일자리’ 문제로 노사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저지를 위해 연일 성명서 배포와 기자회견, 또 사내 집회에 이어 지난 6일에는 불법임에도 주·야간 2시간 부분파업을 강행하기까지 했다. 노조는 재추진 기류가 흐르면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러한 울산 양대 사업장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시민들과 지역사회의 근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산업마저 위기의 신호가 나타나는 등 울산호의 침몰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립적 노사관계는 위기를 넘어 공명을 초래할 수 있다. 노사가 한발 물러서 성숙한 노사문화로 성장DNA를 되살릴 수 있기를 시민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차형석 사회부 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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