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019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마감 결과 876명이 2923편의 작품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모자는 지난해 797명 보다 79명, 작품 수는 지난해 2566편 보다 357편 각각 늘어났다. 신춘문예 응모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문학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더 높아졌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문학을 소비하는 수준 이상으로 문학을 생산하는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현상은 척박한 울산 문화 현실에서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상일보 신춘문예는 지난 2008년 울산에서 처음으로 탄생했다. 현재 전국에서 신춘문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간지는 지난 5일 경상일보와 함께 원고를 마감한 한국일보, 서울신문, 부산일보, 국제신문, 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해 25개다. 작가를 꿈꾸는 예비문인들에게 신문사의 신춘문예는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중요한 징검돌이다. 특히 경상일보 신춘문예는 산업도시의 척박한 토양에 문학의 씨앗을 뿌리는 귀중한 작업이자 울산지역 문학도들에게는 한층 가까운 등용문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응모자들 틈에서 이 문을 통과하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나 울산의 응모자들 상당수가 이 치열한 각축장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 해도 경상일보 신춘문예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문학은 세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특히 산업도시 울산에서 문학은 메말라버린 정서를 촉촉히 적셔주는 단비다. 올해 작품은 ‘불안’으로 대변된다. 소설의 경우 이혼, 실직, 계약직, 갑질 등의 키워드로 읽어낼 수 있다. 늘어나는 이혼 건수는 사회의 기초단위인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말하며, 이는 곧 공동체가 붕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직은 ‘일자리가 없는 세상’으로 연결되며 계약직은 불안한 미래를 웅변한다. ‘갑질’로 표현되는 권력의 횡포는 현 세태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문학적 정화가 기대된다.

경상일보 신춘문예는 이제 그 자체로 축제가 됐다. 응모자가 많을수록 축제는 커지고 지역문단의 발판은 넓어질 것이다. 지역에서 문학이 설 자리를 잃으면 남는 것은 갈등과 반목밖에 없다.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의사의 의무라면 힘들고 병든 사회를 치유하는 것은 문학인들의 몫이다. 경상일보 신춘문예가 지역 문단의 기둥으로서 제 역할을 할 때 울산시민들의 인문학적인 자부심과 울산에 대한 자긍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응모작 숫자는 척박한 산업도시에 켜진 청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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