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한국산업안전공단
국비 5억 들여 내년 용역 실시
파이프랙 구축 가능 여부 중점
위치 선정·굴착 비용등 조사
기업체 호응·투자자 모집 관건

울산석유화학단지 내 통합파이프랙 지상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한계 상황에 도달한 지하 대신 지상을 활용함에 따라 각종 폭발·화재 사고에 대한 예방이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포화상태에 도달한 산단 내 물류수송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내년 초 ‘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파이프랙 지상화 사업 기본설계 용역’을 실시한다. 용역 기간은 10개월로, 내년 내 완료 예정이다. 용역비 5억6000만원은 국비로 확보했다.

울산에는 경부선 길이의 29배에 달하는 1만2800㎞ 규모의 배관이 각 산단 지하에 매설돼 있다. 60% 이상이 매설한지 20년 이상 지나 상태 확인 및 관리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 굴착공사에 따른 사고 우려도 잇따랐다. 또 관리·감독 주체가 제각각이어서 사고 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각종 배관이 지하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어 각 기업체들이 새로운 배관을 매설할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대두됐다.

시는 지난 3월 지하매설 배관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실시, 현행 배관망을 확인하고 새 배관망을 지상에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애를 먹었다. 관련 국비를 확보함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용역에서는 다리의 교각에 해당하는 파이프랙 구축 가능 여부를 중점적으로 타진한다. 파이프랙만 구축하면 다리의 상판에 해당하는 배관(파이프라인)은 설치가 손쉬워진다.

시범 성격인 1단계 구간에서는 석유화학단지 내 6.7㎞를 대상으로 공장과 공장을 연결하는 파이프랙 구축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위치 선정과 굴착 비용 파악, 기업체 수요 조사 등이 주 내용이다.

파이프랙이 지상에 구축되면 배관의 효율적인 설치가 가능해지고 관리도 수월해진다. 신규 지하 배관 매설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새 배관이 지상에 설치되면 물류 수송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관건은 기업체들의 호응이다. 1단계 파이프랙 구축 사업비는 700억원대로 예상되며 1~3단계 총 사업비는 4200억원에 달한다. 용역비를 제외한 실제 사업비는 배관을 이용하게 되는 각 기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SPC 형성을 통한 투자자 모집이 필수적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장과 공장을 연결하는 통합파이프랙이 지상에 구축되면 안전은 물론 기업체의 비용 절감 및 경쟁력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며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기초 투자인 만큼 많은 기업체가 참여해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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