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코골이에 기도 막혀 발생
수면중 10초 넘어가는 무호흡
시간당 5회 이상 발생시 진단

나이 들고 체중 증가할수록 악화
심혈관질환 발병률도 높아 주의

양압기 사용·수면자세 교정등
비수술적 치료 통한 개선이나
수술등 적절한 치료 선택해야

심각한 코골이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숙면까지 방해한다. 심각한 코골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은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고 하는데 남정권 울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수면무호흡증, 최근 5년새 16% 증가

수면무호흡증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코골이를 살펴봐야 한다. 코골이는 자는 동안 좁아진 기도를 통해 공기가 억지로 지나가려고 주변 조직인 목젖이나 입천장 부위 등에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소리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가 심해져 기도가 순간적으로 막히면서 발생한다.

수면 중 10초 이상 기도가 막히는 무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발생했다면 수면무호흡증이라 할 수 있다.

남정권 울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나이와 비만 상태와 큰 관련이 있다. 몸무게가 증가하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원인이 되며 나이가 들수록 기도 주변 근육이 약해져 수면무호흡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약 3만1000여명으로 최근 5년새 16% 증가했다. 하지만 주요 증상이 수면 중에 나타나기 때문에 본인의 인지율이 낮고, 잠버릇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남정권 울산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혈압·뇌졸중·탈모 등 야기

수면무호흡증은 심한 코골이, 자도 자도 해소가 안 되는 피로감과 낮에 쏟아지는 졸음 등의 현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함께 잠을 자는 사람에 의해 발견이 되는 경우도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는 동안 여러 가지 신체 변화를 측정해 수면 질환의 여부와 형태, 정도 등을 알아보는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남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만성피로와 졸음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이 3배 높을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졸중 발생 위험도 높다. 고혈압 발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9.7배 높으며, 심부전 발병 위험은 2.2배, 관상동맥질환은 1.3배, 뇌졸중은 1.6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위험한 작업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는 이런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만성 피로와 집중력 장애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이 탈모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는 수면무호흡증과 함께 탈모 가족력이 있는 경우, 탈모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최대 7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모공에 영양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정도가 심할 경우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다.

남 교수는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간당 호흡곤란지수가 20회 이상인 중증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사망위험이 3배 이상 높다고 밝혀졌다. 호흡이 끊기며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이에 따라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을 잠버릇 정도로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중 10% 줄이면, 약 50% 증상 감소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 중 가장 일반적이며 대표적인 것은 ‘양압기’ 사용이다.

남 교수는 “양압기는 일정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넣어 기도를 열어주는 기기다.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돼 기존 양압기 대여료의 20%만 부담하면 된다. 수술은 정상보다 편도가 심하게 비대하거나 코뼈가 휘어있는 등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부위가 분명할 때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의 비수술적 치료 중 하나가 체중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이다.

남 교수는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약 50% 감소한다. 증세가 미미한 수면무호흡환자라면 체중감소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덧붙여 술과 담배는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므로 금주와 금연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체중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으로도 어느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남 교수는 “잘 때는 똑바로 누워서 자는 것 보다는 옆으로 자는 것이 코골이나 무호흡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잘 때 등 뒤에 테니스공이나 골프공 등을 붙이고 자면 무의식 중에 옆으로 돌아눕게 되어 무호흡증을 줄일 수 있다. 또 베개는 너무 낮은 것 보다는 약간 높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낮은 베개를 사용하면 수면 중 입이 벌어지면서 코골이나 무호흡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면무호흡증을 고약한 잠버릇 정도로 치부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은 만성피로뿐 아니라 교통사고, 고혈압, 심장마비, 뇌졸중 등 돌연사 위험도 높다.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등에 의료보험이 적용되며, 환자의 부담도 많이 줄었다.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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