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세계 수소경제 선도 위해
산·학·연·관 파트너십 강화해야

▲ 심민령 울산시 에너지산업과장

최근 수소산업과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수소전기차는 시동을 켰는지를 알수 없을 정도의 정숙성은 물론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고 심지어 대기오염물질 정화효과가 알려지면서 대중의 호감도가 급상승 중이다.

하지만 현재의 석유경제에서 수소전기차를 필두로 한 수소경제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크게 2가지의 보틀넥(bottle neck, 장애요인)이 있다. 값싼 수소 생산과 수소의 전기에너지 변환장치인 수소연료전지가 디젤엔진 정도의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보틀넥 극복방안이며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화학산업, 자동차산업과 수소에너지산업의 공존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울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연간 약 82만t의 수소가 생산되고 있는데 그중 10만t 정도만 활용해도 수소차 50만대 정도를 운행할 수 있다. 여수·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되는 화학공정 수소도 활용한다면 국내 경유차의 10%정도인 100만대 운행에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둘째 전국을 대상으로 한 수소에너지 배관망 건설이다. 전력망, 천연가스관망, 송유관망, 광통신망에 이어 울산, 여수, 대산 3대 석유화학단지를 허브로 하는 수소 배관망(동맥)을 건설하고, 인구밀집지역에 수소배관망(정맥)을 효율적으로 구축하면 수소에너지산업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다.

셋째는 수소전기차 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면 자연스럽게 기술개발에 속도가 붙고, 차량가격도 지속 인하돼 수소전기차 보급이 더욱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그 결과 수소차 가격의 40%이상을 차지하는 수소연료전지와 저장용기 생산단가도 대폭 감소될 수 있다. 위에서 보듯 세계 4위 화학산업, 세계 5위 자동차산업과 신성장동력 수소에너지산업간의 컬래버레이션(협력), 절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울산지역 산업계와 우리 시는 수소에너지시대 도래를 예측하고, 지난 20여년간 집중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수소생산량 전국의 50%, 관련 기업수 전국 1위, 수소배관 전국의 60%(120㎞), 연간 수소차 3만대 양산공장 구축 협약체결, 수소차 충전소 5개소(전국 1위), 수소택시 및 수소 시내버스 전국 최초 운행 등 수소산업의 기네스를 계속 써가고 있다. 2006년 이후 수소차 35대 실증운행 등 약 15년간의 기술개발과 실증화 과정을 거쳐 2013년 2월26일 세계 최초 수소 상용차 울산공장이 가동된 것은 한국 수소산업사와 나아가 세계 수소산업사의 큰 이정표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세계 최대 수소타운 실증사업도 추진했다.

LS니꼬동제련과 공동으로 울주군 온산읍에 140가구 195㎾의 수소타운을 조성하였는데, 일본 후쿠오카 등 해외 수소타운보다 큰 규모이며, 수소배관을 통한 수소 공급방식을 적용해 미래 수소도시의 모습을 재현했다.

금년에는 1㎾급 가정용에서부터 100㎾급 차량용, 1000㎾급 발전용 연료전지까지 제품 성능을 테스트해 완성품을 만들 수 있는 수소 연료전지 실증화센터를 394억원의 사업비로 구축하여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1㎾는 1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 양으로, 울산 중구 구민 전원이 사용할려면 95㎿급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1개소 정도면 가능하다. 아울러 한국수소산업협회가 2014년 1월 울산롯데호텔에서 창립식을 개최한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수소산업 육성을 총괄하고 있으며, 수소경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게 될 수소법도 지역 국회의원이 주도해 제정하고 있다.

13일 현대자동차, 울산시, 울산테크노파크가 수소연료전지산업 육성 및 수소인프라 확충협약을 체결한다. 세계 1위의 수소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의 연구개발 및 실증화를 통해 제품가격 인하 등 수소연료전지 산업을 공동으로 육성해 나가자는 내용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울산 산업계는 2030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소생산, 공급, 세계 최대 수소전기차 공장가동, 63㎞의 시가지 수소배관망 구축, 수소전기차 6만7000대, 수소버스 300대, 수소충전소 60곳, 250㎿급 이상 수소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세계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많은 시에서 수소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세미나나 퍼포먼스 몇번 더한다고 해서 수소도시가 되지 않는다. 지역산업을 걱정하는 혁신주체들이 뜻을 모으고, 시장이 형성되기까지 초기 투자에 주저함 없는 용기와 결단력, 예산부서의 전폭적인 지원, 산업계의 연구개발 노력과 투자, 이 모두가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심민령 울산시 에너지산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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