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수소전쟁이 시작됐다. 수소에너지라는 말이 사용된지 50여년만에 비로소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사실상 수소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은 수소시장 주도권을 놓칠 경우 자칫 미래 에너지 패권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정부가 직접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수소에너지시대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과 지원에 나섰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의 대처가 미온적인 가운데도 울산이 유독 빠르게 수소경제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2013년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시설이 구축됐다. 울산시는 한달 전기료가 1만원에 불과한 ‘그린수소타운’을 2013년 7월 온산공단에 조성하기도 했다. 또 울산은 국내 전체 부생수소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울산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빠르게 수소경제사회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그 속도가 더디기만 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없었고 울산시도 초기비용부담과 수소경제시대에 대한 확신 부족 등을 이유로 주춤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현대차 역시 수소차 보급의 활성화를 위한 충전소 등의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탓에 수소전기차 생산에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12일 현대차가 비로소 수소차에 본격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자동차 산업에서 ‘패스트 팔로어(신기술을 빨리 따라잡는 자)’였지만, 수소차 분야만큼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겠다”면서 ‘FCEV(수소차) 비전 2030’을 공개, 수소자동차산업에 불꽃을 지폈다. 그 불꽃은 곧바로 13일 울산으로 옮겨붙었다. 울산시와 현대차, 울산테크노파크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산업 육성 및 수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수소는 미래 에너지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끌고 있다. 화석에너지 사용이 환경훼손과 직결되는 것과는 달리 수소에너지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환경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소는 자원이 무한하다. 특히 새로운 수소에너지 시대를 여는 기술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분야인 수소연료전지산업 육성을 위해 울산시와 현대차가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체에 직면한 울산경제를 회복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수소경제의 활성화는 울산경제가 살아나는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울산시는 수소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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