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의혹으로 아동복지시설을 떠난 뒤 2년여 만에 해당 시설에 복귀하려던 아동복지시설장의 재취업이 무산됐다.

15일 A복지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A지역아동센터 센터장 채용과 관련 인사위원회를 열고 홍 모 씨에 대한 센터장 임명 철회를 결정했다.

A지역아동센터는 지난달부터 신임 센터장 채용 절차를 진행해 왔으며 최종후보자로 홍씨가 낙점돼 논란이 일었다.

홍씨는 이곳 센터장으로 일하다 아동학대 의혹으로 2년 전 물러난 인물이다.

홍씨의 아동학대 의혹은 2016년 9월 내부고발을 통해 드러났다. 

홍씨가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폭행해왔다는 제보가 공익제보안심변호사를 통해 서울시에 들어갔다. 감사에 착수한 서울시는 홍씨를 직위해제했고, 홍씨는 같은 해 11월 말 스스로 센터를 떠났다. 

아동학대 의혹이 불거진 A지역아동센터에는 2개월간 운영정지 행정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홍씨는 아동학대 의혹과 관련한 2건의 고발 사건 가운데 1건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1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은 홍씨에게 일정 기간 상담을 받으라는 상담위탁 보호처분을 내렸다.

현행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은 10년간 학교 등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 하지만 홍씨의 경우 형사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이 내려져 취업제한 규정을 벗어나 있다. 

홍씨가 해당 시설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자 학생과 학부모, 내부고발자는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까 불안에 떨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재단은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센터장 임명을 재심의했다.

특히 재단 이사들은 홍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학생들이 아직 시설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의 복귀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관계자는 “홍씨에게 보호처분이 내려진 사실을 확인하고 센터장 임명을 철회하게 됐다”며 “조만간 새로운 센터장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씨 측은 “홍씨는 센터장으로 근무하며 아이들의 복지와 혜택에 온 힘을 쏟았고 헌신적으로 일했다”며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는데 내부고발자의 말만이 정당할 것이라는 편견은 정말 아쉽다”고 항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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