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호 사회부

경부고속도로 언양~영천 4차선 구간이 지난 12일부로 6차선으로 확장, 개통됐다. 착공한지 무려 7년만이자, 경부고속도로 약 50년 역사에서 대구와 부산 사이에 존재한 유일한 왕복 4차로 구간(미확장 구간)의 확장이라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6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이 구간 통행속도가 시속 68㎞에서 95㎞로 증가하고, 사고위험이 크게 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측은 환영과 기대도 잠시 수십년동안 온갖 불편과 위험을 감수한 울산시민들에게 ‘통행료 인상’으로 뒤통수를 쳤다. 통행료 인상 고지는 구간개통 하루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1종(승용차)의 경우 서울산~영천이 3500원에서 4000원으로 500원 올랐고, 4종(3축 화물차)은 4600원에서 5300원으로 700원 인상됐다. 공사 속도와 비교해 통행료 인상은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이에 도로공사는 6차로는 4차로에 비해 20% 할증이 붙는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규정 때문이라곤 하지만 그동안 ‘죽음의 도로’라고 불리던 이곳 구간을 이용하던 운전자들의 불안과 또 늘어진 공사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한 인근 지역주민들을 생각하면 과연 개통과 함께 통행료를 올려버린 도로공사의 조치를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스스로가 전국 고속도로 중 화물차 통행 비율이 가장 높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언양에서 경주 나들목까지 약 30㎞ 구간에서 지난 5년간(2012~2016년) 115건의 사고가 발생, 31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쳤다. 그렇다고 공사기간 사실상 왕복 4차선 역할도 제대로 못했던 이 구간을 다닌 운전자들에게 도로공사는 통행료를 그대로 받아왔다.

여기에 울산시민은 같은 지역 내인데도 울산~언양 연장 14.3㎞의 울산고속도로 구간 통행료로 1600원(1종)을 내는 상황이다. 이미 울산~언양 고속도로를 통해 총 1762억원의 누적이익이 발생해 총 투자액 720억원보다 1042억원이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도로법 상 통행료의 총액이 유료도로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교통 불편 해소와 편의 증진이라는 제역할에는 느릿하던 도로공사의 이번 기습 통행료 인상이 울산시민들에게 또다시 소외감과 상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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