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개원 18주년 맞는 울발연
울산의 주요 정책 추진에 기여 자평
지난 성과에 머물지 않고 더욱 정진

▲ 이상현 울산발전연구원 전략기획실장

‘소리 없는 헌신’이라고 알려진 국가정보원의 원훈(院訓)이 과거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당시부터 1998년까지는 ‘우리는 음지(陰地)에서 일하고 양지(陽地)를 지향한다’였다. 국가정보원의 과거 원훈의 의미는 보이지 않는 곳, 음지에서 희생을 통해 일을 하고 국가의 안위와 번영을 뜻하는 양지의 성과를 낸다는 것으로 필자는 이해한다.

2001년 2월 ‘시민과 함께 울산의 미래를 열어가는 울산의 싱크탱크, 울산발전연구원’이 개원하고 시민들 사이에 자리 잡기까지 내년이면 18년째가 되고 2021년이면 성년 20년이 된다. 초창기 ‘발전’이라는 단어가 전기 생산으로 이해되어 오해 아닌 오해도 받았지만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여 2001년 정규직 인력 24명에서 현재 38명으로 1.6배 증가하였고, 연구보고서도 57건에서 156건으로 2.7배, 중앙 및 지역사회 언론노출 빈도도 85건에서 4500여건으로 53배나 증가하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 울산시 공무원, 시의회, 그리고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연구원의 존재가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구원 개원부터 창립멤버로 몸담고 연구원의 역사와 같이 가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연구원이 과소평가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래서 혹시 연구원의 일이 국가정보원의 과거 원훈처럼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태생적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한(?) 상상도 해왔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정책연구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혹시 음지에서 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연구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사업화되고 시민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책연구라는 것은 대부분 중장기적인 것이 많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보자. 울산발전연구원이 울산 시정에 도움이 되고 현실화 된 것이 있느냐, 소위 기업으로 치면 히트상품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몇 가지 대답 할 수 있다. 울산 KTX역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그리고 우정 혁신도시의 입지 선정과 분석에 연구원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정책적 판단에 기여하였다. 울산의 중요한 인프라인 하수처리장, 도로, 산업단지 등에 관한 시급한 사업들에 대해 문화재 발굴조사는 언제나 울산발전연구원에서 도맡아 진행해 왔다. 그리고 공업화시대 공해도시 이미지를 깨고 생태환경도시 이미지를 제시한 ‘에코폴리스 울산 계획’이나 ‘태화강 마스터플랜’ 등도 울산발전연구원의 작품이다. 2005년에 만들어진 ‘태화강 마스터플랜’의 연구보고서에서 제시한 사업들을 보고 지금의 태화강을 한번 확인해보면 어느 하나 현실화 되지 않는 것이 없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연구결과물이 현실화되기까지 수년의 세월은 음지(陰地)에서 일한 인고의 세월이라고 본다. 연구과정의 모두가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못하는 중요한 사업이기에 음지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우리나라 14개 시·도연구원 중에서 가장 부족한 연구 인력과 동시에 작년까지 독립청사도 없는 열악한 연구 환경을 극복하고 일하면서 오늘의 태화강, 오늘의 울산과학기술원, 우정혁신도시 같은 양지(陽地)의 성과물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과 시정책 담당자의 기대에 연구원이 부흥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11월21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때 어느 시의원의 애정 어린 지적이 있었다. ‘울산의 경제가 이렇게 어렵고 고용이 불안한 것에 울산발전연구원의 책임도 상당히 있다’라는 지적에 공감했다. 울산의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신성장 동력 창출에 여전히 연구원이 기대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특히 다가오는 2019년에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으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울산경제의 도약을 만들어 낼 많은 연구결과물을 제시하여 시정발전에 보다 많은 양지(陽地)의 성과물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상현 울산발전연구원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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