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주차장 확보율이 전국 2위 수준임에도 도심 주차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운영 미숙이다. 울산시가 17일 마련한 ‘울산 도심 주차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한 교통포럼에서 양훈철 대한교통학회 주차및공유교통연구회장은 불법주차 단속저조와 저렴한 주차요금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세금을 들여 비싼 주차장만 만들어놓고 제대로 운영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의 주차장 확보율을 115.83%이다. 이는 서울 129.20%에 이어 전국 2위이다. 그럼에도 남구 삼산동을 비롯한 도심 번화가에서 주차공간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수요에 따른 공급이 아닌 막무가내로 숫자만 늘리는 주차장 증설을 해왔거나 주차장의 효율적 운영에는 거의 관심을 쏟지 않은 결과다. 수요가 없는 곳에 공급을 해서 주차장을 놀려 놓거나, 주차장을 만들어 놓고도 무료나 다름없이 운영해 인근 주민들이 점용하도록 내버려둠으로써 세금만 낭비한 결과가 된 것이다.

불법주차 단속도 거의 안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차장 이용률을 높이려면 불법주차에 대한 단속은 필수다. 옥동 법원 인근 주차장처럼 이면도로에는 불법주차가 빼곡한데도 주차장은 텅비어 있는 사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날 포럼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자동차 등록대수 대비 단속건수는 0.43대이다. 부산은 0.81대, 광주는 0.80대, 대전은 0.44대다. 2015년 조사자료에 따르면 일평균 단속건수가 불법주차차량 100대 중 2대에 불과했다. 불법주차 단속 없이는 아무리 공영주차장을 늘려봐야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불법주차를 해도 단속을 하지 않는데 누가 돈과 시간을 들여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려 하겠는가.

턱없이 낮은 주차비도 주차장의 회전율을 떨어뜨려 도심 주차난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울산의 주차요금은 1급지가 500원이고 2급지가 300원이다. 1급지 기준 서울은 3000원, 부산은 1500원, 대구는 1000원이다. 낮은 주차비는 승용차 이용률을 높이게 되므로 도심 주차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상권활성화 등의 이유가 있긴 하지만 이용자부담이라는 인식을 통해 승용차 이용률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주차요금의 현실화가 17%에 머물고 있는 울산의 대중교통수송분담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안이 될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선결과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중교통수송분담률을 보면 울산시의 대중교통 정책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중교통과 주차난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