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eel of LifeⅠ.

정치나 경제도 그러하지만, 종교도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어디에서는 종교전쟁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을 만큼. 필자의 삶에서 종교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이가 들수록 믿음을 둘 곳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정도라고나 할까.

불교국가라고 불리는 태국의 작가들은 그들의 작업에도 종교가 큰 영향을 끼친다. 태국의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방문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국왕의 초상이나 부처의 얼굴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일차원적 표현의 작품보다는 그 내용이 담긴 은유적 형식의 작품이 필자는 훨씬 매력적이다.

타마랏 낫차라스트(Thamarat Nakjarast)는 태국인 판화작가이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필자는 마스크가 간다라 부처님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그는 조금 가까운 미래에 스님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의 판화는 섬세하고 고요하고 아름답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작가의 인생에는 불교와 과학과 예술이 있으며, 누구에게나 각각의 우주가 끊임없이 순환한다고 말한다. 그의 작업 <Wheel of LifeⅠ, intaglio&mixed, 70cm×50cm, 2018> 에서 오방색은 긍정과 부정, 여성과 남성, 그리고 그의 작업에 주된 주제이기도 했던 골든밀크, 작가가 상징적으로 부여한 의미인 생명수로 표현된다. 인물은 작가자신이며, 나뭇잎이나 달, 뇌 같이 머리에 걸쳐져 있는 형태들은 섹슈얼리티를 표현한다. 음양의 조합으로 얻어진 생명같은 것이라 한다. 작품 아래쪽의 드로잉은 다른 작품에서도 보이는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영향을 받은 오마주 같은 것이다.

타마랏 낫차라스트는 태국의 라자망갈라 산업디자인대학 판화과 교수로, 촉망받는 젊은 작가이다. 그가 15점의 수준 높은 에칭판화를 들고 울산을 방문했다. 울산에서 보기 힘든 에칭판화전은 오는 23일까지 중구 아트그라운드hQ에서 진행된다. 연말에 좋은 작품과 함께 작가와 대화를 시도해 보길 권한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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