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을 감행하고 있다. 이 회사 노사는 올해 26차례의 협상을 가졌고, 그 기간도 3개월이 넘었다. 노조가 부분파업 등을 시작한 지도 한달을 넘겼다. 하루하루가 "금쪽"같은 시대인데 협상과 파업으로 지새는 이 회사를 보면 "참 대단하다"란 생각까지 든다. 주야로 일해도 경쟁에서 밀리는데, 노조가 지난 17년간 한해 외에는 파업을 해온 현대차는 여전히 국내 최고의 자동차메이커로 자리잡고 있으니, 불가사의하기도 하다.

 그러나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 상식적이다. 다시 말해 상호 일정부분의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 그게 아니면 협상이라기 보다 일방적인 요구일 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대차 노조는 협상의 자세를 갖췄는 지 묻고 싶다. "우리가 이런 것을 요구하니 전적으로 수용해라. 양보는 없다"는 논리에 매달린다면 협상의 자세가 아닐 것이다. 또한 회사안이 요구에 못미친다고 "전가의 보도"처럼 파업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들이대는 것도 협상자세로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현대차의 파업여파는 국가경제를 멍들게 할 정도로 막강해 더욱 그러하다.

 오늘부터 현대차는 하기휴가를 끝내고 다시 조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부분파업이 전제된 조업이다.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은 정상조업에 대비해 휴가기간에도 비상근무를 했지만, 노조 사무실은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이는 4~5일 협상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다 노조측의 협상의지나 조업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차제에 우리는 노조 지도부가 길거리를 오가는 시민을 잡고 ‘현자노조가 선택한 파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협상은 파업을 하기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다. 상대가 내 요구 모두를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한번쯤은 나의 요구를 재검토해야 한다. 그게 협상의 진척과정 아닌가. 현실적으로 무리한 요구이거나, 상대가 수용하기 힘든 것은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정당한 명분을 쌓을 수 있다. 협상은 일방적인 게임도 아니고, 제로섬게임도 아니다. 더욱이 100%를 얻는 협상은 없다. 이제 노사 대표는 협상장에서 함께 사는 길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시민과 국민정서를 생각한다면 머뭇거릴 시간도,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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