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전망대 서쪽에서 신라 건물터·기와·토기등 확인
동쪽선 권위있는 건축물에 사용되던 연화문 수막새 나와
통일신라 무렵부터 풍경감상 목적으로 누각 건립 가능성

▲ 반구대암각화 주변 발굴조사 당시 항공촬영 사진과 복합연화문 수막새 출토유물.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울산 울주군 대곡리 대곡천 일원에서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축물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확인됐다. 울산시가 진행하는 대곡천 종합정비사업안에 선사인의 바위그림과 공룡발자국 화석에 이어 새로운 역사문화콘텐츠가 하나 더 추가 될 전망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1월19일부터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 주변에서 총 9곳에 탐색 구덩이를 설치해 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그 중 한 곳에서 건축시설과 신라 기와·토기 등의 유구를 찾았다고 19일 밝혔다.

▲ 구릉따라 석렬시설이 확인된 유구.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새로 발견된 건축물 유구는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와 인접해 있다. 보다 정확한 위치는 전망대에서 암각화를 바라보고 섰을 때, 오른쪽(서쪽) 구릉 지점에 걸쳐져 있다.

유구의 대부분은 사연댐 축조 이후 쌓였던 3~5m 두께의 표토를 걷어내자 드러났다. 석렬 구조는 2~3줄로 늘어 선 통일신라 석렬(石列·돌로 만든 경계)과 조선시대 석렬이 공존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통일신라 석렬은 지반을 다지기 위해 점토와 목탄, 굵은 모래를 섞어 깔았으며 그 위에 건물 기초시설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곳에서는 인화문(印花文) 토기 조각, 대형 항아리 조각 등 다량의 통일신라 토기와 기와 조각이 출토됐다.

이와 함께 전망대 왼쪽(동쪽)에서는 강돌(川石) 수백 개로 이뤄진 집석(集石) 유구가 확인됐다. 이 곳에서는 신라 고식(古式) 막새인 육엽(六葉) 연화문 수막새와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기와 조각이 나왔다. 좀더 왼쪽으로 떨어진 지점에서는 통일신라시대 팔엽(八葉) 연화문 수막새도 출토됐다. 다만, 집석 유구는 석렬 유구와 달리 건물터가 아니라 폐기물을 쌓아둔 곳으로 추정된다.

▲ 구릉따라 석렬시설이 확인된 유구.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남상원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 학예연구사는 “공공시설이나 사찰 등 주로 권위 있는 건축물에 사용하던 연화문 수막새와 건축시설 흔적이 나오면서 통일신라 무렵부터 이 곳에 암각화와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한 누각이 세워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형석 울산대곡박물관장은 “대곡천 상류쪽 대곡댐 편입부지에서 암키와와 수키와, 연화문 수막새 등 통일신라 건축시설이 확인된 바 있다. 반구대 암각화와 가까운 하류쪽에서 같은 시대 건축 유구가 발견됐다니 대곡천을 따라 같은 시대 건축물이 분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의 현장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상목 울산박물관장은 “국보 제147호 울주 천전리 각석 명문과 시기가 비슷해 앞으로 이 부분을 밝히는데 중요한 조사자료가 될 것이다. 대곡천 일원을 선사유적공원화하는 반구대 종합정비계획을 추진하고있는데, 이번 발굴결과를 반영해 수립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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