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우양미술관 특별전
‘인터스페이스’ 내년 6월까지

▲ 작가 하원(울산대 예술대학장)의 작품 ‘Digital eclipse’. 긴 운동화 끈들을 촘촘히 매단 이동식 화면에 붉은 해와 검푸른 일식 현상이 아주 느린 속도로 지나가도록 연출했다.

관람자 움직임이 일식 만드는
하원의 ‘Digital eclipse’등
작품 보는것에 그치지 않게
관계지향적 요소 곳곳 배치

동시대 미술은 명확한 이미지나 텍스트 대신 다양한 해석으로 보는 이에 따라 풀이된다.

관람자는 단순히 작품을 보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능동적으로 작품과 교감하려 행동한다.

눈으로만 이뤄지는 미적 체험의 방식이 소리를 듣는 귀나 감각을 사용하는 피부로 확장되면서 전시공간은 무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장(Place)으로 전환된다.

경주보문단지 우양미술관이 현재 진행하고있는 특별전은 이같은 현대미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제목 ‘인터스페이스: Interspace’는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 존재하는‘(시)공간’을 지칭한다. 관람자가 작품의 경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열린 공간이자, 작품에서 야기되는 환영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을 의미한다.

참여작가는 백성혜, 장준석, 하광석, 하원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은 관람자를 작품 속으로 적극 끌어들이는, 관계지향적 요소들을 작품 곳곳에 배치했다.

그 중 하원(울산대 예술대학장) 작가의 ‘Digital eclipse’는 긴 운동화 끈들을 촘촘히 매단 이동식 화면에 붉은 해와 검푸른 일식 현상이 아주 느린 속도로 지나가도록 연출했다. 관람자의 움직임이 작품에 또 다른 일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전시장에는 종소리, 바람소리, 땅의울림 등이 연상되는 음향효과도 나타난다. 움직이는 관람자는 작품의 일부인 음향에 영향을 미치며 작품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하광석 작가 ‘Reality illusion’는 공간 전체가 푸른색 빛과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나뭇잎 그림자로 가득 차 있다. 관람자가 작품에 들어선 순간 작품의 환영 이미지가 온몸을 둘러싸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우양미술관 내 2전시실에서 2019년 6월9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월요일 휴관. 2000~5000원.

박지향 큐레이터는 “관람자는 작품과 자신을 분리 할 수 없는 경험 속에서 공간을 지배하는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관점을 결합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기도 한다. 전시공간은 다양한 관계의 형태와 상상이 펼쳐지는 무한한 공간으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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