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자녀 동반자살이 울산에서도 발생했다. 졸지에 온 가족을 잃어버린 40대 가장의 피맺힌 절규가 경찰서를 진동시키며 애를 끓였지만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은 또 하루를 흘러보내고 있다.

 말 그대로 다 큰 초등학생 2명(6학년,·4학년)이 제대로 피어보지 못한채 어머니의 판단에 의해 꺾이고 말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10시께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한 아파트에서 30대 주부가 투신자살, 자녀 2명은 목이 졸려 숨진채로 발견됐다.

 "참사"의 주원인은 돈이였다.

 주식투자로 손해 본 남편이 퇴직금까지 중도청산해 날려버린 사실을 알게 된 주부가 얼마나 낙심했을 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사흘동안 아무말도 않고 음식도 먹지 않았다는 점에 미뤄 낙심은 반응성 우울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자녀들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고 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또 "자식를 어떻게" 라는 의구심을 가져보지만 자녀에 대한 부모의 소유욕이 일가족 동반자살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녀를 인격체로 존중할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내가 낳고 길렀으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라는 소유 개념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소유개념은 개인의 일시적인 잘못된 생각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구조와 통념적인 사고가 빚어낸 오류인 것이다.

 자식이라도 꾸준히 인격체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부모가 얼마나 되는지 한번쯤 뒤돌아 볼 시점이다.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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