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2018년 다양한 이슈로 다사다난했던 해였지만, 날씨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한 전문가그룹이 발표한 올해 ‘7대 좋은 뉴스(Good News)’와 ‘7대 나쁜 뉴스(Bad News)’에서 나쁜 뉴스 1위로 선정된 소식은 단연 날씨, 그 중에서도 폭염이었다. 평년보다 8일 가량 일찍 시작된 여름이 폭염으로 돌변하며 한 달 가량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기상청에서 발표한 올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5일로 역대 가장 긴 폭염일수 기록을 경신했고,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1℃까지 오르면서 1942년 대구의 40℃ 기록을 뒤엎었다.

울산도 폭염의 기록에서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1973년 기상통계작성 이후 최악으로 기록된 1994년을 뛰어 넘었다. 올해 울산, 부산, 경남지역의 여름철(6월1일~8월16일) 평균 폭염일수가 31.9일로 집계돼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역대 1위에 올랐다. 평년 10.7일보다 20여일이나 많은 수준이다.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로 기록됐다. 울산지역 여름 평균기온도 25.5℃로 평년 23.7℃보다 1.8℃ 높았다. 평균 최고기온 30.8℃, 일조시간(태양이 비추고 있는 시간)은 평년 433.5시간보다 182.2시간이나 많은 615.7시간으로 역대 두 번째로 더웠던 해가 되었다.

올 여름 폭염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노아)의 ‘2018 북극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평균 두께가 3m에 달하는 북극해의 가장 오래된 두꺼운 얼음 중 95%가 녹아 사라졌고, 30여 년 전보다 그 면적이 1%로 줄었다고 한다. 특히 극지방의 얼음은 지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 세계 이상기후현상을 초래한다. 얼음이 녹으면서 흘러나온 차가운 물이 바다로 대거 유입해 염도를 묽게 만들고, 이는 해류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이어 해류의 변화는 다시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면서 슈퍼태풍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불러온다. 또한 얼음으로 덮여야 할 북극이 춥지 않다는 건 북극의 찬기를 막아주는 캡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북극의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이례적인 한파를 만들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극단적인 날씨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날씨 정보는 점점 방대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접근 방식도 쉬워졌다. 문제는 어떤 정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이다. 날씨 자체가 불안감을 초래하는 양상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난무하는 정보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정확한지를 가늠하는 책임은 이제 더 이상 정보의 전달자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제공처의 직접적이고 정확한 정보의 수집과 이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선진적 마인드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9년은 변화무쌍한 날씨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대처할 수 있는 세계 기상선진국 6위에 걸맞는 기상선진국민의 모습을 기대한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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