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중진 연석회의…일부 중진들, 비대위 성토
정갑윤 의원, “내년 전대…집단 지도체제 복원” 주장
자유한국당이 현역 의원 21명을 ‘물갈이’하는 당협위원장 교체를 발표한 데 따른 파열음이 26일 또다시 불거져 나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일부 중진의원들은 비대위가 주도한 당협위원장 교체를 강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에 포함된 홍문종 의원은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20여명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을 지휘한 김용태 사무총장을 겨냥해 “사무총장께서 (스스로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에 포함되는) 용단을 내리셨는데, 지구당위원장 할 자격이 안 된다고 말씀하는 분이 어떻게 위원장을 공모하고 임명하는 데 속해 있나”라며 “그만두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다음 (당협) 위원장 임명은 다음 지도부에 맡겨달라”고 덧붙였다. 친박(친박근혜)계인 홍 의원은 비박계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김 의원이 모 잡지 인터뷰에서 친박당을 없애버릴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지도부가 뭐라고 말씀을 꼭 해달라”고 했다.
이군현 의원은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서 당협위원장을 뽑으면 한 지역구에 책임자가 2명이 된다”며 “그렇지 않아도 6·13 지방선거로 민심이 흉흉하고 파벌이 나뉘어 있는 판인데 하수 중의 하수”라며 비대위 결정을 비판했다.
반면 정갑윤 의원은 “최근 당협위원장 교체 통해 희생과 책임 정신을 보여주신 분들께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비대위의 결정을 독려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 지도부에 대해 우려와 당부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기준 의원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하는데 의원들이 당직이나 국회직을 골고루 하고 있지 않다”며 “이른 시일 내에 당직, 국회직을 골고루 배분해서 전력을 잘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석 의원은 “국민들 사이에서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해 제1야당이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좀 더 강한 야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며 “전원 공격·전원 수비를 통해 ‘올코트 프레싱’(전면 강압 수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전당대회 룰개정을 앞두고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정갑윤 의원은 “내년 전대는 계파 대립과 분열을 증식시키는 점에서 1인 지도체제(단일지도체제)보다는 집단지도체제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난 한 해 이런저런 추진 과정에서 의원님들이나 당내 구성원들이 불편해하는 일들이 많았다”며 “따가운 말씀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우리가 힘을 합쳐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