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증곡 천재동’ 리뷰

극단 푸른가시 무대 통해 조명

탄생부터 인생 전반 소개하고

선생의 희곡작품 극중 선보여

▲ 극단 푸른가시가 26일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연극 ‘증곡 천재동’을 선보이며 그의 생을 회고했다. 사진은 연극의 한 장면.
울산 방어진 출신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보유자인 고(故) 증곡 천재동 선생(1915~2007)의 삶이 연극무대를 통해 조명됐다.

극단 푸른가시(대표 전우수)는 26일 중구문화의전당 함월홀에서 연극 ‘증곡 천재동’(극작·연출 전우수)을 선보이며 그의 생을 회고했다.

연극은 천재동 선생(황성호 분)과 그의 인생 조력자이자 아내인 서정자 여사(구경영 분)의 대화를 통해 천 선생의 인생을 더듬었고, 관객에게 소개했다.

천 선생은 광복 전후의 선구적 교육자로서 연극, 미술, 토우, 탈, 민속예술가로 언급될 만큼 다양한 방면에서 뛰어난 인물인데 이를 모두 열거하기에는 장르적·공간적 한계가 있어 택한 방법이다.

두 배우의 농익은 연기 덕분에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도 마치 현실의 부부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이야기는 매끄럽게 흘러갔다.

연극은 천재동 선생의 탄생부터 울산광역시 승격기념 전시까지 인생 전반을 소개했다. 특히 천재동 선생의 여러 연극 작품 가운데 개운포, 세죽리, 처용리 일원을 배경으로 하는 ‘바다를 건너가는 처용무’라는 희곡이 있는데 이 작품의 일부도 연극 속의 연극으로 선보여졌다.

특히 이 희곡은 포시크루의 퍼포먼스를 곁들여 관객의 집중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마치 울산 동구 대왕암 앞바다에 앉아 연극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무대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소나무가 둥글게 무대를 감싸고, 먼 바다에서 파도가 무대 위를 드나드는 영상기법을 활용한 것이다.

연극을 관람한 한 지역예술계 원로는 “천재동 선생은 화가이자 연극인이었고, 민속예술가였다. 이렇게 훌륭한 예술인의 생애를 연극을 통해 관람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 그의 마음에는 늘 고향 울산이 있었고, 울산 또한 그를 지역 예술인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예술인은 “이번 작품은 한 명의 예술인의 생애를 보여 주는 것을 넘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과 의지를 다지며 노력해온 지역 예술인들을 이야기한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의 지역 예술인들의 삶이 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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