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지 두장 분량 인편 전달

靑 “서울방문 무산 아쉬워 해

상황 주시하며 답방의지 표명”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두 정상이 내년에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한 해에 세 번씩이나 만나며 남북 사이의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뤄냈고,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을 군사적 긴장과 전쟁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서울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며 “김 위원장은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이어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친서를 받은 것은 올 2월10일 청와대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건네받은 후 10개월 반만이다. A4용지 두 장 분량의 친서는 인편으로 전달됐으며,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친서를 봤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친서가 인편으로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했고, “남북 사이의 여러 소통 창구가 있고, 그중 한 통로를 통해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상끼리의 친서라서 친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기에 제가 친서 내용을 요약·의역해서 전달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김 위원장에게 답장 친서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내온 친서와 관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진심을 가지고 서로 만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며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고 사실상의 답신을 올렸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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