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맑음 광고홍보학 박사, 리서치앤랩 대표

어느덧 2018년을 묵은해로 뒤로 하고 2019년 새해를 맞이할 막바지 준비를 할 때다. 사실 올 한해를 차분하게 정리 정돈하며 성찰하려다가 알게 모르게 바쁜 일들이 많아 정신없이 지내다 아차 하면 실수하기 쉬울 때다. 그래도 한 번쯤은 조용히 책상머리에 앉아 호흡을 고르면서 새해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운다면서 조금은 거창한 것들을 선정해서 “새해는 꼭,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계획을 실천할 거야!”라는 결심을 굳힌다. 그러나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이 무색하게 며칠 못가서 그렇게 힘들게 짠 계획들을 슬그머니 포기하고 만다. 아마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연 결심이 아닐까 한다.

나는 이런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제안해보려고 한다. 바로 하루하루 글을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메모 습관에 대해 말하곤 한다. 이미 시중에는 이에 관한 많은 책이 나와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글자, 그림, 도형들을 이용해 메모했다. 누구는 이런저런 방식으로 메모를 했다고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 시대가 아닌가! 디지털기기 그것도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도 갖고 다니시는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메모를 권장하고 싶다. 손으로 칠 수도 있고, 펜으로 쓸 수도 있는 아주 좋은 휴대기기를 대부분 사람이 지니고 다닌다. 공공장소나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이 휴대기기를 이용해 궁금한 것을 검색도 하고 드라마를 보고 문자도 주고받고 한다. 그러나 글을 쓰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한다.

새해 계획으로 항상 휴대하고 다니고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글을 쓰자고 제안하고 싶다. 요즘은 휴대기기에서 쓸 수 있는 아주 좋은 글쓰기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이 나와 있다. 이것들을 이용해 자신의 하루를 글로 정리하다 보면 이 글들이 쌓이고 쌓여 나중에는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는 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하루하루 글을 쓰면서 반드시 저녁에 집에 들어가 조용히 하루를 성찰하면서 글을 쓰는 것보다는 길을 걷다가, 일을 하다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다가 문득 어떤 생각이 난다면 그것을 중심으로 글로 적자.

둘째, 글로 옮길 때 말글로 쓰자. 말글이란 내가 말로 표현하는 것을 그대로 글로 적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아름다운 문체로 조금은 멋있는 표현으로 옮기려다가 막히고 막혀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말글을 이와는 다르다. 그냥 말하는 대로 쓰는 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을 그대로 글로 쓰는 것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더 좋은 말을 할 수 있고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발전할 수 있다.

셋째, 글을 쓰는 방식을 일정하게 정하자. 오늘은 이런 방식으로 쓰고 내일은 저런 방식으로 쓰는 것보다는 항상 일정한 형태에 맞춰 글을 써보도록 하자.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오늘 어떤 일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은 이 일에 대해 평가는 이렇다. 그러나 내 평가는 이렇다. 이렇게 일정한 틀에 맞추어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글쓰기는 비평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얼마 남지 않은 이 기간을 새해를 준비하는 황금 시간으로 활용을 하자. 내 생각과 말을 글로 옮기는 훈련은 나중에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우리 주변에 너무 말만 번지르르하고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왜 약속한 말을 지키지 않냐고 하면 물어보면 자신은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한다.

이런 사람들은 거의 글을 쓸 줄 모른다. 아니 글을 쓴다고 해도 그냥 형식도 없고 논리도 없는 글을 몇 줄 끄적이다가 그만 포기하고 많다. 새해에는 몇 줄 끄적이는 글쓰기가 아니라 논리와 형식을 갖춘 말글 쓰기를 훈련하고 습관화해서 몇 년 후에는 한 권의 책이라도 충분히 써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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