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노사 상생적 대화·소통을 통해
신뢰 회복 ‘윈윈’ 방안 찾아야

▲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울산대종 제야의 종이 울리고 마침내 2019년 황금돼지해 기해년이 밝았다. 지난 31일 타종 행사가 열리는 울산대공원 인근에 모여든 시민들은 다사다난했던 2018년을 뒤로 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무엇보다도 주력산업이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산업도시 울산으로 재도약을 꿈꾸며 2019년을 맞이하고자 하는 것이 시민들의 기대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기해년 국내외 경제상황은 녹록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경기를 떠받치던 유동성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교역위축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19년부터는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생산이 둔화되고 경제심리가 위축되면서 하향흐름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국내경제 상황도 이러한 외부 환경요인의 영향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의 증가세도 2.6%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재정정책은 확장 운용되겠지만 민간소비는 최저임금 인상, 고용부진,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무리한 사업확장보다 구조조정과 내실화에 초점을 둘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최근 3년간 연평균 8.2% 증가해 우리경제 성장을 이끈 건설투자는 신규 착공 및 수주 부진, 정부 부동산규제 강화 및 SOC예산 감축 등의 영향으로 조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분야 수요 확대는 지속되겠으나 글로벌 공급부족이 해소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단가 상승 및 설비투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둔화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우리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는 내수 부진과 함께 무리한 해외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국내 신규투자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완만한 세계수요 회복과 지속적 공급능력이 확충되고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투자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조선, 자동차 등 주력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국내 생산설비 확장 및 투자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후방 연계효과가 크고 취업유발계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 주력업종의 불황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더구나 요식업, 숙박업, 금융보험 등 지역 서비스업종의 고용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9년은 지역 중소기업에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노사관계 개선 등 주요 HR사안에 대한 대응으로도 벅찬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장에서는 과잉공정 개선, 불량률 감소, 교대제 개편 등 지속적인 생산혁신 활동으로 숨은 근로시간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부서장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연장근로 운영지침을 마련하고, 집중근로 시간제를 도입해 근무시간 중에 사적인 웹서핑이나 사무실 이탈 등을 막아 실질적인 근무 시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더라도 기존 생산량 유지를 위해 설비투자 확대와 추가 인력확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기업 특성에 맞는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환경, 업무성격, 개인여건 등을 고려한 다양한 근무형태를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사업장 밖 근무가 잦은 경우 간주근로시간제를 활용할 수도 있다. 공휴일의 민간기업 확대 적용에 따른 휴일 증가로 업무공백이나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휴일 운영지침 관리도 필요하다.

임금체계와 근무방식의 변화는 사측이 독단적으로 도입할 수 없으며, 반드시 노조나 근로자대표와의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기업내 노사 간 소통체계가 활성화돼야 한다.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노동비용이 증가한다면 자본 대체효과가 발생해 상대적으로 노동시간이 감소할 수 있다는 상황에 대한 노동자의 인식도 필요하다. 시간외 근로가 줄어들면서 일정 수준의 임금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같은 경우 근로자 불만이 고조되고 노사 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 우리 앞에 놓여진 위기를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생적 대화채널 구축과 노사 상호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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