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종합예술이다. 경기를 북돋우고 사람 사는 재미를 뜸뿍 느끼게 해주고, 끼리끼리 화합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삶의 근간이다. 그런데 울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년 문화관광축제 선정에 모두 탈락했다. 울산에 와보니 볼 게 없다는 관광객들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 가운데 이보다 더 선명한 것은 없다. 전국적으로 내놓을만한 대표 축제가 하나도 없다는 울산 시민들의 푸념은 구겨진 자존심과 인구의 이탈까지 동반한다.

탄탄한 콘텐츠로 2016년~2017년 유망축제로 선정됐던 옹기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락했다. 울산태화강봄꽃대향연도 유망축제 본선에 올랐으나 결국 실패했다. 고래축제는 2011년부터 4년간 유망축제로 선정됐지만 결국 지난 2015년 국비지원이 중단됐다.

반면 화천산천어축제는 대표축제에서 글로벌 육성 축제로 승격돼 김제지평선축제, 보령머드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안동탈춤축제와 함께 각종 지원을 받게 됐다. 문경찻사발축제, 산청한방약초축제 등도 등급이 상향조정돼 무주반딧불축제와 함께 대표 자격을 부여받았다. 최우수축제에는 담양대나무축제, 이천쌀문화축제,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광주추억의충장축제, 보성다향대축제, 안성맞춤남사당바우덕이축제, 제주들불축제 등 7개 축제가 이름을 올렸다. 우수축제는 정남진장흥물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봉화은어축제, 평창효석문화제, 강진청자축제,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수원화성문화제, 춘천마임축제, 임실N치즈축제, 시흥갯골축제 등이 선정됐다. 우수축제 아래의 유망축제는 모두 21개 축제가 선정됐는데, 울산은 유망축제에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에 선정된 글로벌 축제 5개, 대표축제 3개, 최우수축제 7개, 우수축제 10개, 유망축제 21개 등 모두 46개 축제를 뜯어보면 하나도 만만한 것이 없다. 수십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프로그램 발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울산은 관광산업을 빼면 서민경제를 살릴 길이 없다. 관광객들이 울산으로 계속 유입되도록 하는 가장 빠른 길 중의 하나가 제대로 된 축제를 키우는 일이다. 축제를 기획하고 예산을 마련하고 주도하는 사람들이 망연자실해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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